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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배달 공화국’ ‘배달의 왕국’ 등으로 불린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으로 온갖 종류의 음식을 손쉽게 주문할 수 있어서다. 해외 생활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한국의 배달서비스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통계청 4월 온라인쇼핑 동향을 보면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2조원에 육박한다. 국내 배달업계 점유율 1위 앱 ‘배달의민족’을 보유한 우아한형제들이 독일계 회사에 인수될 때 가격은 약 4조8000억원이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비용 2조5000억원의 두 배 가까운 규모다.
국내 커피전문점 업계 1위 스타벅스가 배달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배달서비스를 하는 곳은 지금까지 6개 매장뿐이었는데, 이달 중순쯤 서울과 수도권에 80~100개의 매장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한다.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둔 스타벅스는 전 세계 80여개국에 3만300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다국적기업이다. 한국에는 1997년 스타벅스코리아가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열었다. 당시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한 잔 값은 2500원. 시간당 1400원이었던 최저임금보다 비쌌다. 간단한 식사 한 끼 가격보다 높은 커피를 마시는 여성을 비하하는 ‘된장녀’ 용어도 생겨났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마트와 미국 스타벅스가 50%씩 지분을 투자해 설립했다.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사업을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스타벅스 매장은 1536개에 이른다. 매장 수로는 세계 4~5위권이다. 지난해 스타벅스코리아 당기순이익은 996억6000만원이었다. 이 중 600억원을 이마트와 미국 스타벅스에 절반씩 배당했다. 해마다 수백억원대 배당을 받고 있으니 고수익을 예상한 정 부회장의 판단이 적중한 셈이다. 신세계는 미국 측 지분 50%마저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과거 커피 배달은 일본식 영어인 ‘레지’ 몫이었다. ‘별다방’으로 불리는 스타벅스 커피 배달은 전문배달업체가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시장이 커지고 라이더 일자리가 늘었다고 기뻐해야 할까? 9일 발표된 5월 고용동향에서는 40대 취업자가 66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집의 가장일 수도 있는 40대 실직자가 배달업계를 기웃거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안호기 논설위원
오피니언 | 여적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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