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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은 말을 생각해보자.

파랗다. 하얗다. 깨끗하다. 싱그럽다.

신선하다. 짜릿하다. 후련하다.

기분 좋은 말을 소리내보자.

시원하다. 달콤하다. 아늑하다. 아이스크림.

얼음. 바람. 아아아. 사랑하는. 소중한. 달린다.

비!

머릿속에 가득 기분 좋은

느낌표를 밟아보자.

느낌표들을 밟아보자. 만져보자. 핥아보자.

깨물어보자. 맞아보자. 터뜨려보자!

 황인숙(1958~)

모처럼 화창한 날, 산에 오르니 파란 하늘에 흰 구름 안겨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 두기, 유난히 긴 장마, 연이은 태풍에 하늘은 오히려 깨끗해졌다. 사람들의 이동이 잦아드니 자연이 살아나는 아이러니. 귀밑머리 흔드는 바람도 싱그럽다. 곁에 사람이 없는 사이 잠시 마스크를 벗고 마음껏 공기를 들이마신다. 신선하다. 속이 후련하다. 마음껏 소리라도 질러보고 싶지만 참는다.

작게 “기분 좋은 말”을 입 밖에 내본다. “시원하다. 달콤하다. 아늑하다.” 시원함 저 너머 차가운 것을 읊조리다 ‘힘이 되는 말’을 떠올린다. “사랑해!” “고마워!” “너는 참 소중한 사람이야!” 소중한 사람들, 특히 가족은 살아가는 힘이다. 한껏 재롱을 피우는 어린아이 생각만으로도 얼굴에 웃음이 번진다. 만지고, 핥고, 깨물어주고 싶다. “아아아” 다들 마스크가 필수인 시절을 힘들게 건너고 있다. 만나면 서로 ‘느낌표’ 같은 인사라도 나눠보자.

<김정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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