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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학교폭력이 다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인간에 의한 것이라면 아무것도 낯설지 않다”라는 어느 작가의 말처럼 학교폭력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사회심리적 측면에서 공격적이고, 반사회적 충동을 내재하고 있다. 다만 성장하면서 사회의 가치와 규범을 내면화하는 과정에서 윤리적인 기준을 세우면서 폭력성이 억제될 뿐이다. 특히 학교폭력이 발생하는 청소년기는 도덕적 자기비판이 작동하지 않아 여과 없이 폭력성을 드러내는 도덕적 이탈이 자주 발생하는 시기다.
일반적으로 폭력은 죄책감을 잘 느끼지 못하고 감정 통제 능력이 떨어지는 등 개인적인 기질 때문에 많이 발생한다. 폭력을 가하는 학생이 학교에서 소위 말하는 썩은 사과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학교 시스템이 썩은 상자, 즉 학교가 폭력을 유발하는 환경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경미한 범죄를 방치하면 더 큰 범죄로 이어진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처럼 학교나 교사가 학생들 간의 폭력을 사소하게 여기고, 학생들 개인의 문제들로 치부해 버린다면 폭력을 유발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과 같게 된다.
영국 정치가인 에드먼드 버크는 악의 승리에 필요한 유일한 조건은 선한 사람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 했다. 학교폭력은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적어도 학교나 교사의 책임이 적지 않다. 학교폭력은 교사의 무관심을 먹고 자란다는 말처럼 학교에서 폭력이 난무하는 것에는 학교 정책이나 교사의 낮은 개입, 방임 등도 한몫을 한다.
모든 일은 작은 일에서 시작하고 중대한 일은 소소한 일에서 만들어진다. 길거리 범죄의 최고의 경찰은 환한 가로등이란 말이 있다.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이란 말처럼 범죄는 평범한 학생도 저지른다. 학교폭력은 학교나 교사의 철저한 감시와 감독을 통해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학교폭력은 분명히 사회의 악(惡)이다. 또한 학교나 교사의 방임이나 미온적인 태도 또한 행동하지 않는 악이다.
임창덕 한국열린사이버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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