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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하계올림픽대회에 참가하는 대한민국 선수단이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결단식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지금까지 이런 올림픽은 없었다. 프랑스의 쿠베르탱이 창시한 제1회 근대 올림픽이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지 125년 만의 일이다. 23일 개막 예정인 도쿄 올림픽은 여러모로 사상 초유의 올림픽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전례 없이 ‘1년 연기’된 올림픽이고, 그래서 처음으로 홀수 해에 열린다. 그뿐 아니다. 역대 최초의 ‘무관중 올림픽’으로 치러진다. 1·2차 세계대전의 영향으로 1916년 베를린, 1940년 도쿄, 1944년 런던 등 세 차례 올림픽이 취소된 적은 있어도 관중 없는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고독하게 기량을 겨룬 적은 없었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해외 관중을 받지 않기로 3월에 일찌감치 결정한 데 이어 지난 8일 도쿄와 사이타마·가나가와·지바 등 수도권 일대 지역의 무관중 경기 방침을 발표했다. 이후 지난 주말 사이에 홋카이도와 후쿠시마현도 무관중 개최지에 잇따라 포함시켰다. 이제 남은 유관중 경기 지역은 미야기·이바라키·시즈오카 등 3개 현뿐이다. 지방 개최 경기는 소수이고, 그나마 관중 수도 제한되기 때문에 무관중이 대세일 수밖에 없다. 조직위의 무관중 결정으로 지금까지 팔린 경기장 입장권의 96% 이상이 무효가 됐다고 한다.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심상치 않다. 지난 7일부터 4일 연속 2000명대의 일일 확진자 수를 기록했다. 5000~7000명대였던 5월에 비해 줄긴 했지만 최근 급증세를 다시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도쿄 지역에 12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를 기한으로 하는 4차 긴급사태를 발령했다. 도쿄 올림픽 폐막일이 8월8일이니, 이번 대회는 사상 첫 ‘긴급사태 중 올림픽’이 됐다. 제대로 경기가 진행될지 걱정이다.

일본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무관중이라도 대회를 강행하려는 것은 입장권 수입을 포기해도 중계권료 등으로 돈을 버는 게 대회 취소보다 덜 밑진다는 계산 때문이다. 과연 누구를 위한 올림픽인가. 참가 선수단의 안전을 어떻게 확실히 보장할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선수들이 불굴의 투지를 발휘해, 안전하게 경기를 마치기를 바랄 뿐이다.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 익히 알려진 근대 올림픽의 모토인데, “더 안전하게”가 보태져야 할 것 같다.

차준철 논설위원


 

오피니언 | 여적 - 경향신문

손흥민 없는 김학범호, 도쿄 올림픽 최종 엔트리 22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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