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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9일 90만명을 넘어섰다. 6월 중순 45만명을 기록한 이후 근 3개월 만에 2배로 급증했다. 현재 누적 확진자는 2700만명대다. 최근 인도에서는 하루 9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연이틀 나오기도 했다. 치료제도 백신도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 확산은 공포일 수밖에 없다. 백신에 대한 관심과 이를 가장 먼저 개발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이 뜨거운 이유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먼저 불을 댕긴 것은 러시아다. 러시아는 지난달 11일 임상시험 3상 단계를 거치지 않은 ‘스푸트니크V’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라며 공식 등록했다고 발표했다. 백신이 절박하기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상 가는 사람이 없다. 그는 재선을 위해 11월3일 대선일 이전에 백신이 나올 것이라고 연일 바람을 잡고 있다. 중국은 임상시험을 제대로 마치지 않은 백신에 긴급 사용허가를 내줬다.
문제는 이들이 안전성과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백신을 서둘러 내놓으려 한다는 점이다. 백신은 동물시험인 전임상에 이어 임상시험 1상·2상·3상 단계를 거쳐 허가된다. 2상은 100~300명, 3상은 1000~3000명을 상대로 안전성을 검증한다. 전임상 단계만 해도 평균 1~2년 걸린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은 정치적인 이유로 백신을 빨리 내놓으려고만 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불신과 회의론을 키우고 있다. 백신이 나오더라도 선뜻 접종받기가 꺼려진다는 이들이 많다. 효능은 차치하고 백신의 안전성을 믿지 못하는 것이다. 보다 못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4일 “내년 중반까지는 안전한 백신을 상용화하기 어렵다”고 못 박았다.
WHO에 따르면 현재 임상 3상 단계에 들어간 백신 개발사는 8개다. 그중 하나인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옥스퍼드대와 공동 개발 중인 백신의 임상시험이 9일 중단됐다. 백신 부작용으로 의심되는 질환이 시험 참가자에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등 주요 제약사들은 이날 3상에서 유효한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백신을 승인받지 않겠다고 안전서약을 했다.
코로나19 백신은 언제 완성돼 인류를 구해낼까. 백신 없이 코로나를 견뎌야 할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차준철 논설위원 che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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