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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콥터 로터 블레이드 ⓒ이영준

수도권 비행금지 구역을 제외하면 전국 어디든지 헬리콥터가 참 많이 날아다닌다. 군, 산림청, 병원, 기업 등 여러 군데에서 헬리콥터를 운용하니까 어디서든 날아가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문제는 소음이다. 요즘의 헬리콥터는 주택가와 시가지 위를 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소음에 대한 민원도 많아서 소음을 줄이기 위한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지금도 한국군에서 많이 쓰는 UH-1 헬리콥터는 베트남전에서 쓰던 기종인데 정글에 고립된 미군에 이 헬리콥터 특유의 파카파카 하는 소리는 구원의 신호였다. 그러나 인구밀도가 많은 한국에서 그런 소리는 듣기 싫은 소음일 뿐이다.

헬리콥터 특유의 소음은 엔진에서 나는 것은 아니다. 헬리콥터의 엔진은 개스터빈이기 때문에 제트엔진 같은 소리를 낸다. 문제는 가늘고 긴 회전날개(로테이터를 줄여서 로터라고 부른다)에서 나는 충격파에서 나는 소음이다. 물체가 나는 속도가 소리의 속도(초속 340m)를 넘어서면 충격파가 발생한다. 충격파란 물체의 속력이 매질(이 경우는 공기)이 가진 밀도파의 속력을 능가할 경우 앞으로 퍼져나가야 할 밀도파를 물체가 따라잡을 때 생긴다. 헬리콥터의 회전날개는 공기의 흐름을 교란시키고 끝부분에 와류(tip vortex)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소음은 앞쪽에 회전하는 날에서 만들어진 와류가 뒤따라오는 날과 충돌할 때 생겨난다. 헬리콥터의 회전날개는 길기 때문에 가운데 있는 축부분은 느리게 회전한다고 해도 끝단에서는 속도가 빨라서 음속을 넘어서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헬리콥터의 회전날개는 회전수를 1분에 300회 미만으로 낮추고 있다. 그러면 회전날개 끝단의 속도는 초속 340m 이하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음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그래서 요즘의 헬리콥터들은 회전날개의 끝을 구부리거나 각도를 주어 소음을 줄이고 있다. 헬리콥터의 소음을 줄이기 위한 테크놀로지의 지혜는 이 순간에도 계속 연구되고 있다.

<이영준 기계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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