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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밝은 웃음을 주던 코미디언의 안타까운 소식에 놀람과 슬픔이 더해졌다.
유명인의 자살 사건이 일어나면 학교에는 자살예방교육 강화 공문이 내려온다. 정서적으로 취약한 아이들이 베르테르 효과로 행여 자살을 모방할까 우려해서다. 자살로 가지는 않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다루지 못해서 생기는 자해행동도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불안과 스트레스로 급증했다고 한다.
자해는 중독성이 있고 호기심에 따라 할 위험이 있어서 전염성도 크다. 청소년들은 비공개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자해 계정을 운영하면서 자해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고 팔로어들과 자해 방법을 공유하기도 한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빨간 펜으로 커터 칼에 베인 것처럼 상흔을 만드는 가짜 상처 놀이가 유행이었다. 친구들끼리 목을 조르는 기절 놀이, ‘대박자(대가리 박고 자살하자)송’도 인기를 끌었다. 자해를 하는 아이들을 만나보니 우울하거나 불안할 때, 또는 화가 나는데 막막할 때 하게 된다고 말했다. 자해를 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기분이 나아진다며 자해를 일종의 감정 대처 방법으로 삼는 것 같았다. 가엾은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우선 정서적 안정감과 자기 조절 능력이 서툰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고 해소하는 방법을 같이 찾아주고 아픔을 공감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학교에서는 죽음 교육을 해야 한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죽음 그리고 성장> <사후생>에서 죽음을 올바르게 이해한다면 절대 자살하지 않는다고 했다. 평생 호스피스 병동에서 죽음을 연구해온 로스는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옮겨감이며 자살은 아직 자신이 배워야 할 과제를 남겨둔 것이라고 했다.
덴마크에서는 초등학교 수업에서 죽음을 다룬다. 성, 죽음 같은 중요한 주제를 학교에서 가르칠 때 삶을 풍요롭게 느낄 수 있다고 합의했기 때문이다. 독일에서는 죽음 교육을 위한 교과서가 개발되었고 영국은 학교 교육과정에 ‘상실과 슬픔’이라는 교과목이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 중 7만명 이상(2018년, 교육부)이 매일 아침 눈뜨면 죽음에 대한 충동이 밀려온다고 호소하지만 사회 풍조는 젊음과 건강을 숭배하고 죽음은 거론하는 것도 피한다.
화상수업에서 아이들과 ‘죽음’에 대한 경험을 나눴다. 어릴 때 외할머니가 돌아가셔서 늦게 자신의 100일 잔치를 했다는 아이, 친조부와 외조부가 석 달 사이에 돌아가셨다는 아이, 반려견이 아파서 죽었던 일, 물이 깊어서 죽을 뻔했던 일…. 끝없이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멀다고 여겼던 죽음이 우리 삶 속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소중한 관계를 잃으며 겪게 된 상실감에 공감하며 학급 공동체가 동질감으로 연결되는 것 같았다. 우리 모두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 앞에 어떤 선택을 하며 살 것인가? 좋은 죽음과 나쁜 죽음이 있을까? ‘죽음’ 덕분에 조용하고 고독한 마음 안으로 들어가 죽음의 의미에 대해 자기 나름의 내적인 답을 탐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죽음에 대한 교육은 곧 삶 그 자체의 가치에 대한 깨달음으로 아이들을 도울 것이다.
위지영 서울 신남성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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