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기초연금이 20만원에서 2600원 오른다. 소득세 연말정산으로 홍역을 치르고, 이달에 건강보험료 1년치 정산까지 해야 하는 국민들에게 모처럼 좋은 소식이다. 하지만 나는 반갑기보다 마음이 무겁다. 작년 기초연금법이 제정될 때 가졌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2600원 인상은 기초연금이 도입된 후 첫 자연인상 조치의 결과로 기존 20만원에 작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1.3%가 반영된 금액이다. 그런데 기초연금의 전신인 기초노령연금은 당해연도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소득(A값)에 연동돼 올랐다. 보통 소득 증가율은 물가 상승률보다 높다. 올해도 가입자 평균소득 증가율은 3.2%로 물가 상승률보다 높다. 만약 기존 방식이었다면 기초연금액이 6400원 올라야 하지만 2600원 인상에 그친 이유이다. ..
서울역 근방 쪽방촌에서 어르신들을 만났다. 당사자 목소리를 모으는 복지시민단체 활동으로 나선 거지만 마음이 무겁다. 기초연금을 받은 만큼 수급비가 깎인다는 이야기를 믿으려 하지 않으신다. 더 설명을 듣고 나서야 이렇게 힘없는 노인들을 외면할 수 있느냐며 통탄하신다. 다른 지역을 다녀온 동료 경험도 비슷하다. 기초생활 수급 노인 대부분이 기초연금이 오른 만큼 생계급여가 준다는 사실을 모르고 계신다. 오늘은 40만명의 기초생활 수급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줬다 뺏는’ 날이다. 생계급여(주거급여 포함) 지급일인 오늘 20일, 독거노인의 경우 7월에 약 39만원을 받았지만 이번 달에는 29만원만 입금된다. 지난달에 기초노령연금이 기초연금으로 바뀌면서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인상된 만큼 생계급여가 공제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