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물꼬 튼 ‘소통 담론’… 지역·세대·종교까지 영역 넓히자 사회제도·개인 상호관계 접근을 조흡 동국대 교수 소통문제의 핵심은 제도와 소통 주체의 상호관계로 접근하는 것이어야 할 텐데, 경향의 소통 기획은 대부분 개인의 소통역량에 집중된 듯하다. 그 결과 한국 사회에서 나타나는 소통의 문제, 즉 사회적 갈등은 얼마든지 개인의 역량에 따라 해결될 수 있는 문제로 오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민주적 사회제도나 개인의 소통 역량은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이므로,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불통의 문제를 이해하고 대안을 찾는 방법 또한 두 변수의 상호관계를 좀더 파헤치는 과정에서 찾아봤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오로지 정치영역에서만 민주적인 소통이 가능할 것으로, 또는 가능해야 하는 ..
김종목·선근형·이호준기자 jomo@kyunghyang.com ㆍ각계 반응 - ‘불통 대한민국’ 공감대속 기획 경향신문이 지난 7월2일부터 연재한 ‘한국, 소통합시다’ 기획특집은 정부와 시민, 진보와 보수가 한국 사회의 주요 현안·의제에서 부딪치며 불통·분열하는 현실에서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소통 가능성을 모색하자는 취지의 기획이었다. ‘불통 대한민국’의 사회적 공감대 속에 시도된 언론사 최초의 본격 ‘소통담론’ 기획의 취지·노력 자체에 대해서 긍정하는 평가가 많았다. “소통담론의 물꼬를 텄다”는 평처럼 경향신문의 보도 이후 몇몇 언론사도 소통을 주제로 한 인터뷰·대담·토론회·기획물을 내보내기도 했다. 소통·불통 인물을 꼽은 지식인 100인 설문 결과(7월3일자 1·6·7면)는 큰 화제가 됐다. 몇몇 언..
김종목·이로사기자 ㆍ대담 어땠나 ㆍ“보수도 뭉쳐야”에 “난 개인활동이 좋아” 이상돈 중앙대 교수와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지난 5월15일 MBC ‘보수·진보, 갈등을 넘어 상생으로’에 출연한 이후 100여일 만에 다시 만났다. 시간 제한 없이 진보·보수 논객 8명이 벌인 당시 ‘끝장토론’에서 두 사람은 보수쪽 패널로 나와 진보 인사들과 격론을 벌였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열린 경향신문 실험소통 대담에서 두 사람은 이명박 정부의 경제·대북 정책을 놓고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현 정권에 대한 입장을 두고 여러 갈래로 분화한 보수진영의 한 단면을 보여준 대담이었다. 경향신문 회의실에서 재회한 두 사람은 손을 맞잡은 채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이어진 사진촬영에서도 중앙대 진중권 겸임..
김종목·이로사기자 jomo@kyunghyang.com ㆍ이상돈 “점퍼 입고 친서민 표방… 이미지만 있을뿐” ㆍ윤창현 “비판수용한 변화… 포퓰리즘은 경계해야죠” 이상돈 중앙대 교수(왼쪽)와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가 지난달 26일 경향신문에서 만나 한국의 보수를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김영민기자 이상돈 중앙대 교수(이하 이상돈)=보수 유형을 분류해 보면 이렇습니다. 우선 국가 안보를 중시하는 ‘안보 보수’가 있고요.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주창하는 ‘경제적 자유주의 보수’, 사회의 도덕적 가치를 중시하는 ‘사회윤리 보수’로 구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사회윤리 보수’는 우리나라에서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우익·우파와 보수는 구분해야 할 것 같아요. 해방 이후 공산주의와 반공주의의 좌우대립이 있었지만, ..
김호기 연세대 교수 ㆍ소통기획위원 평가 소통이 인간의 본래적 특성이자 사회를 이루는 핵심 요소임은 오래 전부터 통찰돼 왔다. 우리 인간은 소통적 이성을 가진 존재라는 위르겐 하버마스의 주장이나 소통의 수단인 언어가 존재의 집이라는 마르틴 하이데거의 주장이 그러하다. 후기 현대사회에 부여된 과제는 곤봉, 칼 또는 대포가 아니라 대화에 기반한 ‘대화 민주주의’에 있다는 앤서니 기든스의 주장도 다름아닌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소통이 갖는 의미가 이러함에도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소통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념과 세계관이 다른 개인 및 집단 사이는 물론 유사한 이념과 세계관을 갖는 개인 및 집단 사이에도 소통이 활발히 이뤄지지 않는 것이 우리 사회의 정직한 자화상이며, 그만큼 우..
조흡 동국대 교수 ㆍ추상적 총론은 공감대 형성 ㆍ구체적 각론선 첨예한 대립 ㆍ둘 아닌 모두와 소통 아쉬워 경향신문의 소통실험이 거듭되면서 소통에 관한 일종의 경향성이 감지된다. 총론에서는 상대와 충분히 합의할 수 있을 것 같은 가능성을 제시하며 열린 자세를 유지하면서도, 각론에서는 결국 한치도 양보하지 않는 전략을 취함으로써 의견대립의 긴장을 높이고 우월적 위치를 차지하는 담론의 기술이 거의 모든 대담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를 두고 총론에서만이라도 합의에 이르는 공감대를 마련했으니 소통의 첫걸음을 뗀 ‘발전’이라 할 수 있겠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통한 것이냐는 본질적인 질문에 비춰보면 소통에 관한 다양한 테크닉만 동원됐을 뿐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 또한 가능해진다. 이번 대담도 이..
김종목·홍진수기자 jomo@kyunghyang.com ㆍ대담 어땠나 하승창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과 홍진표 ‘시대정신’ 이사의 실험소통 대담은 지난달 20일 경향신문 인터뷰실에서 1시간30분가량 진행됐다. 두 사람 모두 1980년대 운동권 출신. 노동운동을 하다 시민운동으로 전환한 하 위원장과 통일운동을 하다 북한민주화운동으로 전향한 홍 이사 간 대담은 예전 각자가 몸담았던 PD(민중민주)와 NL(민족해방) 노선 못지않은 간극을 드러내며 대립각을 세웠다. 지난해 촛불집회로 말문을 연 두 사람은 정권 교체 이후 제기된 민주주의 후퇴 문제를 두고 오랜 시간 격론을 벌였다. 홍 이사는 ‘시대정신’에서 출간한 을 거론하며 촛불집회는 허위에 기초해 벌어진 일이라고 공격했다. 하 위원장은 정부의 예방의 원칙..
김종목·홍진수기자 jomo@kyunghyang.com ㆍ하승창 “자의적 법해석 등 권력 운영방식이 문제죠” ㆍ홍진표 “원칙적 법집행을 민주주의 후퇴로 보면 안돼” 홍진표 ‘시대정신’ 이사 = 요즘 이명박 정부가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고 하는데, 민주주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할 때가 있어요. 제도로서의 민주주의 핵심은 국민에 의해 정권을 견제하는 장치이고, 곧 직선제로 대표되는 1987년 개헌입니다. 자의적으로 임기를 연장할 수 없고, 5년 하면 내려와야 하는 거죠. 제도 변화 없이 어떻게 민주주의가 후퇴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두번째, 미네르바 사건을 민주주의 후퇴의 증거로 많이 거론하는데, 검찰의 과잉수사일 수는 있지만, 이를 가지고 정권 전체의 행위로 규정하려는 시도는 지나친 비약입니다. 쉽게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