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전불응(給電不應). 전기를 공급하라는 명령에 응하지 않음. 재생에너지의 특징이다. 재생에너지 발전소는 오로지 자연조건이 허락될 때만 발전이 가능하고, 우리가 필요로 할 때 전력 생산을 보장할 수 없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재생에너지는 항상 동일한 용량의 예비발전기를 둔다. 재생에너지가 전력을 생산하지 못할 때 예비발전기를 가동해 전력을 공급하도록 하는 것. 따라서 재생에너지가 아무리 많이 공급된다 하더라도 동일한 예비발전소를 또 건설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재생에너지의 비싼 발전단가에 추가적으로 얹어지는 가격임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럼에도 재생에너지가 원자력과 제로섬 관계에 있어 재생에너지가 늘어나면 원자력발전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재생에너지가 늘..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 국가들이 개발도상국의 손실과 피해를 보상해준다고는 하지만, 이것 또한 궁여지책일 뿐이다 왜냐하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점점 더 진해지고 있으며 그것으로 인한 피해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의 복지와 안녕을 위해 이제 우리도 온실가스를 심각한 오염물질로 받아들이는 것이 어떨까 며칠 전 중동의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COP27이 막을 내렸다. 카타르 월드컵의 폭발적인 열기만큼은 아니지만, 매년 지구 곳곳에서 반복되는 기후변화 피해 때문인지 과거에 비하면 더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던 것 같다. 특히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과연 COP27에서 어떤 결과가 도출될 것인가에 있다. 매년 반복되는 COP회의는 결국 인류가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
탄소중립과 탈(脫)플라스틱 순환경제, 그리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환경, 이 모든 것은 우리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열쇠이자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인이 되었다. 일상으로 다가오는 기후위기 앞에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80%를 넘는 130여개 국가가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플라스틱 저감을 의무화하는 국제협약이 만들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작년 플라스틱세(稅) 부과에 이어 내년부터는 고(高)탄소 제품의 수입에 대한 탄소국경세도 도입할 예정이다. 지속 가능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기업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부상한 가운데, 기업 소비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할 것을 약속하는 민간 차원의 ‘재생에너지 100% 사용(RE100)’ 운동에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참여..
수소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한 새 정부 수소경제 정책 방향이 발표되었다. 이번 정책의 핵심 내용 중 하나는 중동, 동남아 등 해외에서 재생에너지 또는 온실가스 포집·저장 기술과 결합하여 천연가스로부터 생산된 무탄소 수소·암모니아를 대량 도입하고 화석연료를 대체하여 발전용 연료로 사용하는 방안이다. 화석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의 국내 발전 비중은 지난해 63.5%에 이르고 있는데, 이번 정책에서 수소·암모니아 발전 비중을 2030년에 2.1%, 2036년에 7.1%까지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정하였다. 구체적으로 가스터빈에서 수소를 LNG와 혼합연소(혼소)하는 것과 석탄화력에서 암모니아를 혼소하는 두 방안이 추진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탄소중립 달성의 큰 축을 담당하면서, 한 기당 수천억원에 달하는..

단풍이 늦어진다는 것은 나무의 휴면 시작 시기가 늦어진다는 것이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무도 수면이 부족하면 다음해 가뭄·폭염·한파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 그래서 가을이 늦어지고 봄이 빨리 찾아온다는 건 나무가 잠에 늦게 들고 빨리 일어나는 것이다 나무 수면시간이 준 것은 가을의 기후위기 신호다 그 수면시간 안 돌려주면 찬란한 오색단풍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올해 초 동해안에서 발생한 산불은 한반도를 삼킬 것처럼 기세를 떨쳤다. 그리고 여름이 오자 서울 시내 한복판에 사람의 목숨을 위협할 만큼의 폭우가 내렸다. 봄을 지나 여름까지 기후위기를 몸소 체험한 한 해가 어느덧 중반을 지나 가을이 찾아왔다. 며칠간 이어졌던 반짝 추위도 지나가고 따뜻한 햇살과 적당히 시원한 바람에 오랜만에 날씨가 주는 행복감을 맛..
한국 드라마가 최근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재미있게 본 이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지금은 외국에서 한국 드라마를 찾아 보고 있지만, 수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외국 드라마를 찾아 보곤 했다. 필자는 이라는 미국 드라마를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다. “겨울이 온다(Winter is coming)”라는 드라마 첫 화의 제목은 극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스타크 가문의 가언(家言)이기도 한데, 드라마 중간에 반복적으로 등장해서 그런지 아직도 기억난다. 최근 국제정세를 보면 다가오는 겨울을 걱정하게 만드는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왕좌의 게임이 진행 중이라는 생각이 든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각종 자원 가격이 급등했고, 유럽과 러시아의 가스관을 통한 에너지 게임은 한..
지난 5월 미국의 전설적인 벤처투자가 존 도어(71)가 기후변화 해결을 위해 11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스탠퍼드대학에 기부하여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 기금을 바탕으로 환경과 에너지 기술, 식량 안보 연구와 관련한 기존 학과들을 재편해 ‘스탠퍼드 도어 지속 가능 스쿨’(Stanford Doerr School of Sustainability)을 설립하였다. 도어는 2006년 기후변화 문제를 다룬 영화 을 딸과 함께 본 뒤 기후변화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당시 10대 후반이던 도어의 딸은 “아빠 세대가 이 문제를 일으켰으니 아빠가 고쳐놓는 게 좋겠다”고 했다는데 부성애와 학습력이 겸비된 실행력이 놀랍다. 학구파로 알려진 빌 게이츠는 지난 6월 이 학교를 방문하고 블로그에 방문록을 남겼다. 사람의 배..
우리나라는 전기요금을 정부에서 결정한다. 해외에서는 전력시장이 민간에 개방되어 시장 메커니즘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경우도 있으나, 우리나라 전력시장은 실질적으로 한국전력의 독점적인 구조이며, 독점의 폐해를 막기 위해 정부에서 전력시장을 통제하고 있다. 2021년부터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하였지만, 이는 전기요금을 자동적으로 연료가격에 연결시키는 것이 아니고 연료비 변화를 감안하여 분기별로 요금안을 정부에 제출하면 최종적으로는 정부가 판단한다. 최근 국제유가가 폭등하면서 전력의 생산원가가 대폭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전기요금의 인상을 상당 기간 유보하였고, 그 결과로 우리는 한국전력의 창사 이래 최대 적자를 목도하고 있다. 물론 정부의 입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할 상황은 아니다. 전기요금은 서민물가와 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