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간 유럽에서 열린 작은 회의에 참석하고 왔다. 회의 시작 전 주최 측이 참가자들에게 채식, 육식, 샐러드 중 선호하는 것을 조사하여 그 결과에 따라 음식을 제공했기에, 참가자들은 따로 부탁하거나 고민하는 수고를 하지 않고도 회의 기간 내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었다. 참가자 스무명 중에서 채식을 선택한 사람은 여섯명이 넘었다. 주로 연구자나 사업가들로 특별한 철학을 가지고 있지 않았는데도 채식 선호자가 30%나 된 것이다. 참가자들과 함께 채식 식사를 하던 중에 작년에 화제가 되었던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의 오찬이 생각났다. 당시에 오찬이 사람들의 관심을 끈 이유는 어느 여당 의원이 ‘반찬 투정’을 했기 때문이다. 이때 관심의 초점은 ‘투정’이었지 음식이 아니었다. 밥과 국과 반찬 몇가지 정도면 특..
경주와 포항의 연이은 지진은 자연의 힘 앞에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가를 보여주었다. 반대로 자연에게 거대 재앙은 인간일 것이다. 주민들이 지진에 삶의 터전을 잃는 것과 같이 반달가슴곰이, 산양이, 하늘다람쥐가 탐욕스러운 자본에 의해 삶의 터전을 잃는다. 마치 자연과 인간이 서로 대립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는 자연 속에 우리가 있고, 파괴된 환경은 더 큰 재앙으로 돌아옴을 인식할 때이다. 개인의 권리, 자본의 가치를 그 어느 나라보다 우선하는 국가로 당연히 미국을 꼽을 것이다. 이런 정부가 자신들이 만든 가장 훌륭한 아이디어를, 대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호하기 위한 ‘국립공원’ 제도라 말한다. 그 어떠한 과학적 발견이나 기념비적 건설행위가 아닌, 보전을 위해 자본의 욕심을 강력히 제한하는 제도를 우러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