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대통령을 ‘최초의 여성대통령’으로 일컫는 것 자체에 불편함을 느끼는 여성들이 많다. 여성을 위한 정책을 제안한 적도 없고, 여성으로서의 의식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이다. 그러나 ‘여성’을 단지 생물학적 범주로밖에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적지 않음을 생각하면, 여성이라는 생물학적 범주에 속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는 사실을 너무 과소평가할 필요는 없다. 한때는 ‘단지 생물학적으로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직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된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적어도 ‘여자가 무슨 정치!’라고 공공연히 훈계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줄어들었다. 물론 현 대통령이 선출된 데에 여성이라는 요소는 크게 작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여성이기 때문에’라는 생물학적 금기조차 무색하게 만드는 ‘아버지의 ..
권력은 속성상 비밀이 많다. 비밀에 관한 한 박근혜 대통령은 ‘역대급’이다. 일반인이 범접할 수 없는 출신 성분은 차치하더라도 시치미를 잡아떼고 속마음을 감추는 그의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특이한 표현을 많이 쓰고 불리하면 아예 입을 닫아버린다.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았지만 지난 4년간 그에게 질문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문고리 3인방 등과 비밀의 성을 높이 쌓았고 그럴수록 권력은 공고해졌다. 하지만 예기치 않게 최순실 파일이 열리면서 성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성난 민심이 박 대통령의 퇴진을 기정사실화하자 그와 관련해 여염집 여인들 사이에서나 나올 법한 얘기들까지 쏟아지고 있다. 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박근혜 이름 석 자 대신 드라마 의 여주인공 길라임(吉裸恁)이 가명으로 사용됐다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