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날’은 스승을 존경하는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고, 교권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1982년에 기념일로 제정된 날이다. 나는 올해 스승의날에 여러 학생, 학부모들에게서 정성이 가득 담긴 선물을 받았다. 직접 쓴 손편지와 카드, 작은 꽃다발을 받았고, 한참 전에 졸업한 제자들은 내가 여름마다 고생하는 것을 기억했는지 땀방지제, 손수건도 보내주었다. 물론 이렇게 스승의날 선물을 거리낌 없이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나의 신분이 ‘강사’이기 때문이다.보통 초·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 유아교육법 등에 따른 교원을 ‘교사’라고 하고, 또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이기 때문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주 스승의날에 선물을 받은 선생들은 ‘강사’, 못 받은 사람들은 ‘교사’라고 구분..
6살이 된 나의 아이는 유치원에 다닌다. 그는 인생의 봄날을 맞이한 것처럼 아무런 고민 없이 언제나 즐겁다. 그러나 그를 향한 부모의 걱정은 계속 많아져 간다. 5월이 되고서는 5월15일에 무엇을 들려서 보내야 하나, 하는 것이 추가되었다. ‘김영란법’ 때문에, 혹은 그 덕분에, 일정 금액 이하의 범위에서 선물을 골라야 한다고 한다. 나는 어느새 아이의 아빠이면서 그의 스승을 신경 써야 할 자리에 이르렀다.아마 나의 부모도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특히 내가 초등학생이던, 정확히는 국민학생이던 1990년대에는 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다. 교사에게 보답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었다. 거의 모든 반의 칠판마다 ‘선생님 사랑해요’ 하는 글씨와 그림이 색분필로 채워졌고, 교탁에는 그들을 위한 선물이 쌓였다. ..
최근 한 중학교 교사가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올린 글이 교사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학생들이 수업 중에 떠들고 욕설을 하는 것은 다반사요, 지도를 하려 해도 ‘학생 인권’ 운운하며 전혀 따르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이 교사는 “(학교)교육은 다 무너졌다”면서 “교사가 학생을 지도할 수 있게 구체적인 대책을 세워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1만5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글에 동의를 표했다.교사의 권위가 급속히 추락하고 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은 통용되지 않은 지 오래다. 교사에 대한 존경심은 사라졌고, 오히려 상해와 폭행, 모욕 등 교권침해 사례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에 접수된 교권침해 사건은 2010년대 초반까지 200건대에 머물렀으나 지난해에는 501건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