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이후 보릿고개를 겪은 세대들에게 C레이션에 대한 기억은 새롭다. ‘국방색’ C레이션 상자의 포장을 벗길 때마다 새로운 맛의 세계가 펼쳐졌다. 그래서 선우휘는 소설 에서 “어린애 같은 경탄. 원더풀 C레이션”이라고 말했는지 모른다. C레이션은 전쟁 필수품이었다. 황석영은 월남전을 다룬 소설 에서 “우리는 헬리콥터가 떨군 이틀분의 C레이션과 탄약을 받고, 길게 늘어진 로프에 시체를 달아 매어올렸다”고 했다. C레이션은 미군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보급되는 ‘전투식량’이다. 미군의 전투식량은 크게 A, B, C, D 등 네 가지다. A레이션은 냉장이나 냉동식품으로 현장에서 요리해 제공하는 것. B레이션은 진공포장된 상태에서 현장에서 요리되는 것. C레이션은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것. D레이션은 간식류를 말..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두 정상은 단독·확대 회담 후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북핵 문제 해결과 극동지역 개발 등 양국 간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두 정상이 북한의 6차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했다”고 강조했고, 푸틴 대통령은 “북핵은 압박과 제재만으로 해결하지 못한다”고 했다. 두 정상 모두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반대했지만 해법에서는 차이를 드러냈다. 이번 한·러 정상회담은 다른 때보다 더 주목받았다. 6차 핵실험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한 제재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러시아의 역할론이 커지는 상황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중국과 더불어 대북 국제 제재의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가 적극 참여하지 않으면 ..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안보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4일 국회 본회의가 열렸지만 자유한국당은 불참했다. 국회는 북한 핵실험을 규탄하고 강력하고 실효적 제재 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대북결의안을 채택했지만 결과적으로 제1야당이 빠진 ‘반쪽 결의’가 됐다. 그 시간에 한국당은 MBC 김장겸 사장 체포영장에 반발해 국회 로텐더홀에서 “문재인 정권은 공영방송 장악음모를 중단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한국당은 “안보 문제만은 초당적으로 임한다”면서 이날 열린 국방위·정보위 등 안보 관련 상임위에 참여하긴 했다. 하지만 다른 의원들은 국회를 뛰쳐나와 고용노동부와 대검을 항의 방문하는 것으로 하루를 보냈다. 말이 앞뒤가 맞지 않다. 지금 우리는 북핵이 턱밑까지 다다른 최악의 안보위기에 처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