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LG 셰이커스의 강을준 감독은 강한 경상도 억양과 직설적인 화법으로 “니갱망(니가 갱기(경기)를 망치고 있어)” “헤이~ 쌰랍!” “니들이 스타야?” 같은 수많은 어록을 남겼다. 그는 경기 중간 긴박한 작전타임에도 선수들을 앞에 두고 강렬한 말 한마디를 꼭 하는 감독이었고 그런 모습은 농구팬들 사이에서 컬트적인 인기를 누렸다. 그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있다. “우리는 영웅이 필요 없어! 승리할 때 영웅이 나타나!”이다.요즘 영웅이란 말을 자주 듣는다. 35%의 시청률을 기록한 화제의 경연 프로그램 우승자 이름이 임영웅이었고, NCT 127이 최근에 낸 노래의 제목 또한 ‘영웅(Kick it)’이었으며 쏟아지는 속보 속 사투를 펼치는 의료진을 향해 모든 사람이 입을 모아 영웅이라 부르고 있다...
ㆍ영화 ‘벌새’ 김보라 감독 기고 “너네 싸우지 좀 마.”영화 에서 주인공 은희가 오빠 대훈이 자신을 때렸다고 힘겹게 고백하자, 엄마가 던진 말이다. 아빠는 아무 말 없이 밥을 먹고, 대훈 역시 또다시 넘어간 상황에 안심하고 밥을 먹는다. 언니 수희만이 이 상황을 이해하는 허망한 눈길로 은희를 바라본다.내 주변의 여성들은 n번방 사건을 겪으며, 모두 몸의 통증을 호소한다. 한국에서 살며, 자신이 겪은 크고 작은 성폭력의 기억이 몸에서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절망 속에서 말을 한다.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고. 그러자 말들이 튀어나온다. “이 사건으로 남녀 대결이 되면 안된다. 대책을 논의해야지 감정적으로 접근하면 안된다. 남녀 서로 사이좋게 지내면 좋겠다.” 이 말들을 들으며 의 바로 저 식사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