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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판세를 전하는 기사가 부쩍 눈에 띈다. 이번 선거는 ‘초접전’ 지역이 승부를 가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접전’은 ‘서로 힘이 비슷해 승부가 쉽게 나지 아니하는 경기나 전투’를 일컫는 말이다. 여기에 접두사 ‘초’가 붙어 ‘초접전’이 되었다.
‘초접전’은 무슨 뜻일까? ‘초’는 일부 명사 앞에 붙어 ‘어떤 범위를 넘어선’ 또는 ‘정도가 심한’의 뜻을 더하는 말이다. 접두사 ‘초’는 생산성이 높다. 하여 ‘초대형, 초만원, 초고가, 초당파, 초고속, 초음속, 초호화’처럼 명사와 결합하여 수많은 단어를 만들어낸다.
일반적으로 범위나 정도와 관련 있는 말에는 모두 ‘초’를 붙여 쓸 수 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초’가 들어가는 말을 즐겨 쓰는 듯하다. 다소 막연하거나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습관적으로 ‘초’를 붙여 말하는 이도 있다. 실제보다 부풀리고 싶거나 상대의 주의를 끌 필요가 있을 때 ‘초’를 이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초’를 남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너무 자의적으로 과장하는 느낌이 들 수 있어서다. 또한 ‘초접전’ ‘초박빙’의 경우 ‘초’는 불필요한 말일 수도 있다. ‘접전’이나 ‘박빙’ 그 자체가 근소한 차이로 우열을 가리기가 곤란하거나 아주 적은 차이를 이를 때 쓰는 말이기 때문이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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