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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는 생물의 이름을 말해보라고 한다면 아마도 육지생물이 해양생물보다 월등히 많을 것이다. 지구 표면적으로 보면 바다가 70퍼센트를 차지하여 육지보다 공간이 훨씬 더 넓은데도 우리는 그곳에 살고 있는 생물에 대해 상대적으로 모르는 것이 많다.

이를 극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글귀가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전시관인 씨큐리움에 있다. “지구 생물의 80퍼센트는 바다에 산다. 우리는 오직 1퍼센트만 알고 있다. 우리는 나머지 99퍼센트를 위해 연구하고 있다”가 그것이다. 물론 이 슬로건의 수치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과학적 데이터를 참고하되 미지의 세계를 탐구해가는 노력을 상징적인 의미로 표현한 것이다.

우리는 우리나라에 있는 해양생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놀랍게도 「해양생물 센서스 보고서(2010)」에 의하면 우리나라 해역의 해양생물다양성이 세계 1위라고 한다. “이곳에는 어떤 해양생물들이 있으며 어디에 분포하고 있을까? 어떤 생물들이 유용한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을까?” 이런 질문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해양생명자원통합정보시스템이다.

■ 해양생물자원 정보 표준화와 공유

최근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서 발간한 「2021년 국가 해양수산생물종 목록집」에는 해양 동·식물, 미생물 등 총 14,507종의 우리나라 해양생물이 등록되어 있다. 해양생명자원통합정보시스템에서는 이들 해양생명자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류군별 전문연구원들의 분석을 통해 체계적으로 정리 및 표준화하여 일반에게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해양생물 일반 현황과 종 정보뿐만 아니라 자원이 분포하는 공간정보와 바다거북 이동경로 등의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해양보호생물 정보, 국외로 반출시 승인을 받아야 하는 종과 승인절차 등의 정보도 안내하고 있다.

한편, MBRIS에서는 표본(6,916종), 미생물 및 배양체(3,608종), 추출물(288종), 조직 및 gDNA 정보인 유전자원(1,667종) 등 총 10,375종의 유용한 해양생물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해양수산생명자원 책임기관*인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18개의 기탁등록보존기관에서 보유중인 실물자원을 온라인으로 실시간 신청받아 학계와 산업계에 분양하고 있다.

* 해양수산생명책임기관은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국립수산과학원이 지정되어 있으며 국립수산과학원은 5개의 기탁등록보존기관을 총괄하여 해양수산자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실물자원을 분양하고 있다.

육지에 비해 바다라는 공간은 접근하기 쉽지 않고 생물자원을 채집하기도 쉽지 않지만 이렇게 실물자원과 유용정보를 받아 교육이나 해양바이오 연구 및 산업화 등에 바로 활용할 수 있다. 해양바이오뱅크의 역할이다.

■ 우리 바다 해양생물 주권 강화와 활용을 위한 MBRIS

2010년 나고야의정서 채택·발효 이후 세계적으로 생물 주권 및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이때 국가 해양생물 실물자원 및 정보를 체계적으로 통합 관리하는 MBRIS 운영은 매우 중요하다.

해양생물에 대한 정보 제공으로 생물자원에 대한 이해도 제고를 넘어 실물자원 제공으로 해양에너지, 해양천연물 유래 기능성 화장품과 의약품 등 해양바이오 산업에 기여하고 있는 MBRIS 운영은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해양생물자원에 대한 주권 강화와 해양강국 실현의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국가해양생명자원센터 권순철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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