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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이 이제 100여일밖에 남지 않았다. 그리스에서 채화된 평화와 화합의 상징, 올림픽 성화가 11월1일 우리 땅에 도착한다. 성화 봉송의 슬로건인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Let Everyone Shine)’처럼 101일 동안 전국 2018㎞를 순회하며 우리 모두를 빛나게 할 올림픽의 불꽃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이 동서 대립과 갈등을 허무는 ‘벽을 넘어서’의 비전을 실현했다면 30년 만에 다시 한국에서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은 동북아 지역 올림픽 릴레이의 시발점이 된다. 평창에서 시작된 올림픽의 아시아 시대가 2020년 도쿄와 2022년 베이징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박지성이 24일 고대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올림피아 헤라 신전에서 채화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를 첫 번째 주자인 그리스 크로스컨트리 대표 아포스톨로스 앙겔리스로부터 전달받은 뒤 밝은 표정으로 봉송하고 있다. 올림피아 _ AFP연합뉴스

3번의 도전 끝에 대회 유치에 성공한 만큼 평창 올림픽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가 크다. 일부 국가에서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평창 동계올림픽에 불참하겠다고 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으나 이는 왜곡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미 다수 국가에서 정상 참석을 알려오는 등 평창 올림픽에 대한 국제사회의 열기는 날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성공적인 대회 준비와 운영을 위한 우리의 어깨가 무겁다.

올림픽의 핵심 가치는 평화와 화합이다. 이를 위해 2년마다 올림픽 개최 전년도에 유엔에서는 휴전 결의안이 채택되는데, 올림픽 기간 전후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금년에도 우리나라의 제안으로 11월13일 유엔 총회 본회의에서 올림픽 휴전 결의안이 채택될 예정이다. 올림픽 기간만큼은 한반도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서로를 향한 총구를 내려놓고 인류애의 가치를 생각해 봤으면 한다. 나아가 그간 어려운 정치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남북 스포츠 교류가 성사된 만큼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도 남북이 함께하는 가슴 벅찬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스포츠는 국력, 특히 소프트파워의 상징이자 중요한 외교자산이 된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연아 선수나 박지성 선수가 우리나라의 브랜드 가치를 얼마나 높이고 있는지는 우리 모두 공감하는 일이다. ‘지성 팍’ ‘유나 킴’을 외치는 해외 팬들의 한국 사랑은 스포츠에서 시작되어 우리의 언어와 문화, 나아가 한국 방문으로 이어진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우리는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국가(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러시아, 미국  등 7개국) 명단에 오르게 된다. 월드컵과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이미 개최한 우리로서는 스포츠 분야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세계인의 축제로서 성공적인 평창 올림픽 개최를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현재 40명의 홍보대사가 활동하고 있지만 가장 큰 힘이 되는 홍보대사는 바로 우리 국민들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된 열정(Passion Connected)’이라는 대회 슬로건처럼 국민 모두 한마음으로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응원하자. 내년 2월, 한국의 알프스라 불리는 평창에서 어쩌면 일생에 한 번뿐인 올림픽 관람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모 TV 방송 예능 프로 평창편에 소개된 봅슬레이와 아이스하키는 물론, 우리에게 인기있는 피겨스케이팅과 쇼트트랙,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루지와 바이애슬론 등 15개 종목을 즐길 수 있다. 나아가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3월9일부터 18일까지 개최되는 패럴림픽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지지를 당부한다. 우리와 전 세계인이 함께하는 진정한 축제의 장은 장애와 비장애, 차별과 편견을 초월할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2018년 2월9일 평창에서 펼쳐질 환희와 감동, 열정의 무대를 시작으로 금번 올림픽의 비전인 새 지평(new horizon)이 열리기를 고대한다.

<조현 | 외교부 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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