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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언론과 야당의 의혹 제기가 2주째 이어지고 있다. 가족 명의의 사모펀드 약정, 웅동학원 채무변제 회피 논란, 딸을 둘러싼 대학·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장학금 수령, 논문 제1저자 등재 등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만 해도 정신이 어지러울 정도다. 쏟아지는 의혹들을 접한 시민들은 상실감과 분노, 상대적 박탈감, 진보진영에 대한 혐오 등을 표출하고 있다. 조 후보자가 과거 누구보다 활발히 공동체와 약자를 위한 도덕적 담론을 펼쳐왔기 때문에 실망과 허탈감이 더 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조 후보자에 대한 숱한 의혹은 일방적 폭로만 있을 뿐, 실체 규명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다. 이 중에는 합리적인 의혹도 있지만, 사실보다 부풀려진 ‘가짜뉴스’도 뒤섞여 있을 것이다. 조 후보자 딸이 고급 외제차인 포르쉐를 타고 다닌다는 주장이 일례다. 이런 상황에서 온 나라가 한쪽에선 ‘조국 사수’를, 한쪽에선 ‘조국 낙마’를 외치며 편가르기 싸움으로 비화하는 양상을 보이는 건 몹시 우려스럽다. 

[김용민의 그림마당]2019년 8월 26일 (출처: 경향신문DB)

결국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려면 법이 정한 대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열어 검증하는 방법밖에 다른 수가 없다. 그러나 여야는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을 놓고서도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자유한국당은 조 후보자 청문회 날짜로 9월2~3일 전후를 언급하고 있다. 또한 하루가 아닌 사흘간의 청문회를 고집한다. 인사청문회는 장관의 경우 하루, 국무총리는 이틀을 해왔던 게 그간의 관례였다. 조 후보자에 대한 공세를 추석 직전까지 끌고 가 현 정권에 최대한 흠집을 내겠다는 전략이 뻔해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말까지 청문회를 마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 청문회’를 열겠다고 한다. 역시 현실성도 설득력도 떨어지긴 마찬가지다. 야당이 빠진 청문회를 열어 그다음엔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인사청문회법은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에 제출된 날로부터 15일 이내 청문회를 열고, 20일 이내에 보고서를 대통령에게 보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적 시한을 따지기에 앞서 공직 후보자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후보자는 정직하게 응답하는 이 모든 과정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이뤄지는 게 옳다. 후보자의 변명을 듣자는 게 아니다. 도대체 무엇이 진실인지 시민들은 알 권리가 있다. 그 이후에 적격 여부를 엄정하게 판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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