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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오후 5시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서울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돼 어제 오후 2시까지 21시간 동안 지속됐다. 지난해 10월 초미세먼지 경보제 시행 이후 7번째, 올해 들어 6번째이고, 주의보 예비단계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12월부터 벌써 17번째다. 중국에서 날아온 미세먼지와 내부에서 발생한 대기오염물질, 대기 정체 등이 원인이라고 한다. 이제까지 초미세먼지 주의보 및 주의보 예비단계 발령 상황을 보면 그 시기가 겨울철과 봄철에 집중된 만큼 본격적인 대비를 할 때가 되었다.

최근 미세먼지는 담배 이상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떠올랐다. 폐암과 같은 폐질환뿐 아니라 심장질환 사망에 초미세먼지가 기여하는 비중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을 1급 발암물질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고, 지난 3월에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이 2012년에만 전 세계적으로 700만명에 이른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이는 담배로 인한 연간 사망자 600만명보다 100만명이 많은 수치다.

서울 하늘을 덮은 미세먼지에 봄철 황사보다 유해 중금속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 29일 서울 시내가 뿌옇게 흐려 있다. (출처 : 경향DB)


그런데 문제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중국 베이징 등 주요 도시와 대기 질 개선 협력이라든가 대기오염 배출원 관리 강화 등 중·장기적인 대책뿐이지 단기적인 긴급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호흡기 또는 심혈관 질환이 있는 시민과 노약자, 어린이 등의 외출 자제와 실외 활동 및 외출 시 황사마스크나 방진마스크 착용을 당부하는 게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내년부터 미세먼지가 경보(250㎍/㎥) 수준이면 초·중등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고 차량 2부제를 시행한다는 등의 대책은 실효성이 떨어진다.

철만 되면 찾아오는 초미세먼지를 마시면서 마냥 중국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초미세먼지의 주변국 영향이 30~50%라는 말은 곧 그 나머지인 50~70%가 내부 요인이라는 뜻이다. 단기적으로 확실한 대책은 국내 오염원을 줄이는 것이고 그 가운데 35%를 차지하는 차량 배출량을 억제하는 것일 터이다. 전문가들은 차량부제 시행 등 강력한 대책을 제안하고 있다. 최근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초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시 차량 2부제 참여 의향’을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83.2%가 찬성을 표시했다고 한다. 초미세먼지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그만한 불편은 감수하겠다는 뜻일 것이다. 국내 오염원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고민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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