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재벌 총수를 ‘오너’(owner)라 부른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그 설립자와 일가들이 회사의 주인이자 소유주라는 의미다. 설립자의 개인능력 덕분에 성공했으므로 오너가 되는 것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자수성가의 신화가 회사를 자기소유, 개인재산으로 여기게 한다. 자기가 키운 회사라는 생각에 내 것을 내 마음대로 자녀에게 물려준다. 사유재산인 보유 지분뿐만 아니라 경영권까지 상속하려 한다. 경영권은 사유물이 아닌데도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지 않는 오너의 잘못된 인식이 가족경영과 경영권세습을 정당한 것으로 여긴다. 이제 재벌 상속과 경영권 대물림이 우리 기업의 독특한 관행이 되었다. 내 것이라는 생각에 권위주의적 오너가 되고 수직적 기업문화가 지배한다. 세습자본주의의 민낯이 오너의 갑질 행태로 고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물컵을 집어던졌다고 사람들이 분개하고 있다. 어느 당의 서울시장 후보는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고, 경찰은 재벌 3세를 잡겠다며 수사에 들어갔다. 유명대학 사회학과 교수는 재벌들의 가정교육이 문제라는 말도 한다. 경제신문들은 인성검증이 안된 재벌 3세의 갑질이 기업에 부담이라고 썼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 조현민 전무가 경찰 포토라인에 설지 모르겠지만 기껏해야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로 끝날 일이다. 더구나 마흔을 바라보는 어른에게 가정교육 운운하는 것도 듣기 민망하고, 인성만 검증되면 3세 경영도 문제없다는 논조는 의도를 의심케 한다. 머지않아 조현민 전무에 대한 소박하지만 적절한 결론이 나올 때쯤이면 우리는 유전무죄다 전관예우다 하면서 막연하게 세상을 욕하다가 또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