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에서는 서울 등 몇몇 지역을 투기과열지구 등으로 지정했다. 그러자 지정지역이 아닌 곳의 부동산들이 들썩이고 있다는 뉴스가 급하게 전해졌는데, 이런 현상을 풍선효과라고 부른다. 이것은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불거져 나오는 것처럼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다른 문제가 생겨나는 현상을 말한다. 사창가의 성매매를 강력하게 단속하자 주택가의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유사성매매 업소들이 늘어난다거나, 파견노동과 기간제 근로를 규제하자 도급이나 용역이 늘어나는 현상이 대표적인 풍선효과라고 할 수 있다. 풍선효과가 자주 나타나는 분야가 교육이다. 이전 정부에서 사교육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능 영어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것이 논의되자 사교육의 수요가 수학과목으로 몰리는 풍선효..
6년 전, 카이스트에서 넉 달 동안 학부생 4명이 연달아 자살해 사회적으로 충격을 안긴 적이 있었다. 무한경쟁을 요구하는 카이스트의 학사제도 등에 연일 거센 비판이 쏟아질 무렵, 한 교육 월간지에 실린 글을 읽게 됐다. 사회학자 엄기호씨가 카이스트 사태에 대해 여러 대학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눈 후 쓴 ‘동시대인의 죽음’이란 글이었다. “무한경쟁으로 인한 ‘모욕감’은 대학서열체제와 상관없이 모든 대학생들이 공유하고 있는 경험”인 만큼, 그가 만난 학생들 대부분은 자살한 카이스트생에게 ‘동시대인’으로서 공감을 표했다. 그런데 그중 한 지방대생은 조금 다른 고백을 했다. 그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내 주변에는 카이스트는커녕 연·고대 다니는 친구도 한 명 없다. 내가 이 사건과 엮일 아무런 이유가 없다.”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