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인적 쇄신과 당 혁신에는 반보도 내딛지 못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이제는 아예 반동으로 회귀할 분위기다. 시대정신과 동떨어진 이념과 정책, 인물 등 모든 영역을 밑동부터 갈아엎는다는 각오로 임해도 폐허가 된 보수의 재건까지는 갈 길이 멀다. ‘김병준 비대위’가 출범했지만 3개월이 넘도록 습관처럼 정부·여당을 공격하고, 행동 없는 구호로만 ‘보수 가치 재정립’을 외쳐댄 것 빼고는 한 일이 없다. ‘좌표·가치 재정립위원회’가 제시한 자유·민주·공정·포용 등 ‘4대 가치’라는 것도 당의 지향으로 실천이 담보되지 않기에 아무런 울림이 없다. 비대위체제로 바꾸고도 침체와 무기력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낮은 지지율에서 탈출 기미가 보이지 않자, 한국당이 ‘보수통합’을 들고나섰다. 턱도 없어 보이는 보수 ‘대..
자유한국당이 20일 의원연찬회를 열고 당이 추구할 새로운 가치와 이념적 좌표를 공개했다. “인적 청산보다는 새로운 보수가치 정립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한 김병준 비상대책위 체제 출범 이후 한 달 만에 결과물을 제시한 것이다. 김선동 여의도연구원장은 연찬회에서 “가장 큰 핵심 가치로 자유와 민주를 걸기로 했다”고 천명했다. 그리고 혁신가치로는 ‘공정’과 ‘포용’을 내세웠다. 한국당의 환골탈태를 위해선 우선적으로 시대착오적 냉전 이데올로기, 개발독재에서 기원한 강자 위주의 정책, 수구 이념 등에 대한 청산과 단절이 요구되어왔다. 퇴행을 거듭해온 당의 정체성을 시대정신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당위에서다. 하지만 이날 제시된 당의 새로운 가치와 좌표가 그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다. 자유, 민주, 공정, 포용 등은 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