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행렬이었습니다. 끝도 없이 밀려드는 복받치는 감정이었습니다. 와야 될 것 같아서요, 이대로 보내 드릴 순 없어서요, 너무 죄송해서요, 잊지 않으려고요. 2019년 1월28일.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이자 생존자, 여성인권운동가, 식민지 조선과 분단 대한민국을 한 여성으로 살아냈던 김복동 할머니는 한 마리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가셨습니다. 시민장으로 치러진 장례기간 내내 국내외 수많은 시민들이 찾아왔습니다. 광주에서, 전주에서, 춘천에서, 진천에서, 대구에서, 제주에서, 수원에서 그리고 일본에서, 대학생이, 고등학생이, 중학생이, 초등학생이, 회사원이, ‘그냥’ 학생이, ‘일반’ 시민이라고 밝히는 분들이 혼자서 아이들을 데리고 선생님이 학생들과 직장인들끼리 친구들과 함께 점심시간에 수업 마치고 공부하다 ..
ㆍ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 “여러분, 지금 전 세계에 나비가 날고 있어요. 이 늙은 나비도 날며 다녀요.” 2015년 8월14일,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에 김복동 할머니는 단상에 올라 온 얼굴에 웃음을 가득 머금고 그렇게 외쳤다. 일본 정부는 여전히 과거 전쟁에서 저지른 그들의 죄악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향해 “강제로 연행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일본군 성노예 범죄의 책임을 피해자 탓으로 돌리고 있을 때였다. 그런 절통한 상황이었는데도 할머니는 일본 정부가 역사를 부정하는 행위를 하면 할수록 ‘우리가 이겼다’라고 생각했다. “나는 희망을 잡고 살아” 2017년 5월부터 시작된 암투병 생활로 몸이 극도로 쇠약해진 상황에서도 희망은 꺾이지 않았고, “전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