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채소, 과일 등 농산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여름 폭염과 가뭄, 태풍과 집중호우 등 기상이변으로 출하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잎채소는 가뭄에 녹아내린 데 이어 폭우로 물에 잠기면서 피해가 가장 심각했다. 시금치 가격은 예년의 3배 이상 큰 폭으로 올라 한 단에 1만원을 호가한다. 배추와 상추도 1.5배 이상 올랐다. 다락같이 오른 식재료 가격에 삼겹살 전문식당들은 아예 상추를 내놓지 않거나 추가제공을 제한한다는 말도 들린다. 채소뿐만 아니라 사과나 복숭아 같은 과일도 비바람에 떨어져 출하물량이 줄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고온에 가축폐사가 속출하면서 오름세였던 축산물 가격이 예년 수준을 유지하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기상이변으로 농민은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과수, 채소 재..
물을 잔뜩 채운 커다란 고무통에 농약병 뚜껑을 따서 들이붓고 긴 각목으로 휘젓는다. 그렇게 만든 농약 희석액을 분무기에 넣고 논밭 여기저기에 뿌린다. 경운기나 트럭 동력을 쓸 때는 릴에 감긴 긴 농약 호스가 엉키지 않게 한 명이 경운기에 올라가 줄을 잘 풀어내야 하는데 이걸 ‘농약 줄 잡기’라고 한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코를 찌르는 농약 냄새에 정신이 아득해지고 구토가 올라오기도 한다. 나도 한때 농약 줄 좀 잡았다. 하지만 아버지는 농약 연무 속으로 속수무책 걸어가셨다. 미세먼지도 거를 수 있다는 고효율 마스크도 아닌 그저 면마스크에 우비, 장화, 고무장갑 정도가 안전장치의 전부였다. 20년 전 이야기다. 아버지도 그랬고 동네 어르신들도 농약 친 날은 두통을 비롯해 소소한 몸살에 시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