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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채소, 과일 등 농산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여름 폭염과 가뭄, 태풍과 집중호우 등 기상이변으로 출하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잎채소는 가뭄에 녹아내린 데 이어 폭우로 물에 잠기면서 피해가 가장 심각했다. 시금치 가격은 예년의 3배 이상 큰 폭으로 올라 한 단에 1만원을 호가한다. 배추와 상추도 1.5배 이상 올랐다. 다락같이 오른 식재료 가격에 삼겹살 전문식당들은 아예 상추를 내놓지 않거나 추가제공을 제한한다는 말도 들린다. 채소뿐만 아니라 사과나 복숭아 같은 과일도 비바람에 떨어져 출하물량이 줄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고온에 가축폐사가 속출하면서 오름세였던 축산물 가격이 예년 수준을 유지하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3일 충북 영동의 사과 농장에 폭우와 태풍으로 사과들이 떨어져 썩어가고 있다. 권도현 기자

기상이변으로 농민은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과수, 채소 재배 농가는 수확량이 급감하면서 “올해 농사를 망쳤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사과는 집중호우로 낙과 피해에 이어 갈라지는 현상까지 나타난다고 한다. 그런데 앞으로도 비가 더 온다고 한다. 피해가 아직도 끝난 게 아닐 수 있다. 농산물 출하량 감소는 자영업자와 가계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먹거리 물가의 급등에 식재료비가 오르면서 요식업 자영업자는 애가 타들어간다. 음식값을 올릴 수도 없는 처지에 식재료 가격의 상승은 수익감소로 이어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더위 탓에 손님이 대폭 감소한 전통시장은 생활물가까지 오르자 손님이 더 줄었다며 아우성이다. 일반 가계는 생활물가가 오르면서 실질적인 구매력이 떨어져 “장보기가 무섭다”고 말한다. “물건을 집었다가 가격을 보고 놀라서 내려놓았다”는 하소연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정부는 3일 추석 성수품을 예년보다 1주일 앞당겨 이번주부터 공급하기로 했다. 농산물의 공급을 평균 1.4배 늘리고, 명태·오징어·갈치·조기 등 해산물도 방출규모를 확대했다. 판촉행사도 적극적으로 벌이기로 했다. 그러나 여기에서 그쳐선 안된다. 가계의 체감물가는 정부 생각을 넘어서 있다. 상추 가격이 너무 오르자 “상추에 삼겹살을 싸먹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자조적 목소리도 나온다. 가뜩이나 경기 불황으로 팍팍해진 서민들에게 물가불안마저 안겨서는 안될 것이다. 피해 농가에 대한 대책도 중요하다. 아울러 유통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 필요할 경우에는 긴급수입을 해서라도 물가를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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