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가족을 식구(食口)라 불렀다. 밥상을 함께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소는 생구(生口)라고 했다. 먹여 키워야 할 ‘식구’라는 의미이다. 묵묵히 논밭을 갈고 수레를 끄는 듬직한 소는 가축 이전에 가족의 대접을 받았다. 농경 민족인 우리에게 소는 가장 친숙한 동물이다. 그러나 소에 대한 인식은 항상 좋지만은 않았다. 소는 꾸준함과 성실함의 상징이지만, 다른 한편 어리석음의 표상이기도 했다. 아무리 가르쳐도 알아듣지 못한다는 ‘쇠귀에 경 읽기’가 대표적 사례이다. ‘소 걸음’을 뜻하는 우보(牛步)에도 양가적 의미가 들어 있다. 지나치게 느려 답답한 소의 걸음걸이로 해석한다면 좋지 않은 뜻이다. 옛 문인들은 ‘우보’를 부정적 의미로 자주 사용했다. 달팽이와 소의 느린 행보를 뜻하는 ‘와행우보(蝸行牛步)’..
정치 칼럼
2018. 11. 2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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