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달 10일 대진침대에서 검출된 라돈이 기준치 이내라고 발표했다가 5일 만에 기준치를 훨씬 웃돈다는 측정 결과를 발표한 것에 대하여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총리는 “라돈 허용기준치 발표 번복과 관련하여 정부가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켰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국민이 사실 불안해한 것은 ‘방사능 측정치의 번복’이라기보다는 ‘방사능 측정치가 기준치를 훨씬 웃돈다는 것’일 것이다. 라돈침대 피해자가 10만명을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데, 정부는 이런 참사를 막을 수 없었을까?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제정되어 2012년 7월부터 시행된 ‘생활주변 방사선 안전관리법’(생방법)에 따라 가공제품에 의한 일반인의 피폭방사선량은 연간 1m㏜(밀리시버트)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이때 1m㏜는 외부피폭선량과..
지금 이 시점 인류문명에 드리워진 가장 짙은 그림자가 무엇일까? 전쟁일까? 아니면 질병, 기아, 자연재해? 모두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두려운 것임에 틀림없지만 인류는 이들을 극복하는 가운데 문명을 발전시켜온 측면이 있다. 그러나 아예 극복 자체가 불가능한, 이로 인해 인류가 끔찍한 고통 속에 시달리다가 결국 종말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것이 있다. 바로 GMO(유전자변형식품)와 방사능이다. 아, 참으로 난감하고 또 막막하다. 결말이 눈앞에 빤히 보이는데 도무지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모르겠으니 말이다. 혼자만 알고 도망간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 두 가지가 세상에 가득 차면 좁은 지구 어디에도 도망갈 데가 없다. 문제는 이 두 가지가 세상에 만연해도 사람들은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고 알..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에너지공약에서 신고리 5·6호기를 포함한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 원전 수명연장 금지, 월성1호기 폐쇄 등을 약속하였다. 이에 대해 국내 원자력계는 원자력 발전이야말로 가장 경제적이며, 탈원전의 경우 몇 배의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과연 원자력은 값싼 전력원인가? 2016년도 국내 발전 정산단가는 원자력 68원/kwh(킬로와트시)로, 석탄 78~89원/kwh, 석유 110원/kwh, 가스 100원/kwh, 풍력 90원/kwh였다. 이 수치만 따지면 원자력이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원전사고가 나면 사정은 크게 달라진다. 현재의 원자력발전 단가는 원전사고시 배상을 계산하긴 하지만, 국내 원전에서 후쿠시마 같은 중대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원전을 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자질에 대한 논란이 거듭되면서 ‘올해의 유행어’ 반열에 오른 용어들이 있다. ‘대안적 사실’ ‘정상화’ ‘가스라이팅’이 바로 그것이다. 셋 다 생경한 말들이지만 따지고 보면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가 10일 나오는 우리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대안적 사실’은 거짓을 덮기 위한 변명의 도구로 사용됐다. 발단은 지난 1월20일 열린 미국 대통령 취임식. 축하 인파가 과거 어느 때보다 적었다는 언론보도에 격분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대변인을 시켜 취임식 “역사상 최대 인파가 몰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주장이 명백한 거짓이라는 사실은 두 행사를 찍은 항공사진이 비교되면서 금세 드러났다. 이때 궁색해진 백악관 쪽이 들고나온 것이 “대변인은 거짓을 말한 게 아니라 대안적 사실을 제시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