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에 출마한 황교안 후보(미래통합당)의 일련의 발언들은 실수가 아니다. 전편과 속편이 온전한 극(劇)이다. 그의 프리퀄은 공안 검사와 박근혜 정부 시절 국무총리. 그의 발언은 세계관의 본격적 분출이다. 아들 취직 자랑, 육포 사건, “교회 내 코로나19 감염 거의 없다” “1980년, 그때 하여튼 무슨 사태” 발언, 키 작은 사람의 ‘투표 걱정’….압권, 아니 공포는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관한 입장이다. 그는 “호기심으로 들어왔다가 그만둔 사람에 대해선 판단이 다를 수 있고, 양형에 대한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범죄 가담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에, 호기심만으로 저지를 수 있는 범죄가 아니다. 양형 기준에서 그토록 중요시하는 강력한 범행 의지가 있어야 가능하다. 같은 당..
생생한 따귀소리가 더해진 동영상이 반복 재생되며 아나운서의 흥분된 음성이 화면을 꽉 채운다. ‘양진호의 갑질’. 며칠째 뉴스를 장식하는 헤드라인이다. 퇴사한 직원을 무릎 꿇려 풀스윙 뺨을 때리고 현직 교수를 린치해 폭행하고 얼굴에 침을 뱉고 구두를 핥게 했다고 한다. 거기에 산 닭을 활로 쏴 죽이게 하고 일본도로 닭 목을 쳐 죽이기도 했단다. 이런 사람이 국내 웹하드 업계 1·2위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소유주이며 탑승형 직립보행 로봇을 개발해 자칭 우리나라 로봇 사업을 이끌고 있다는 한국미래기술 회장이라니! 순간 몇 달 전 한바탕 온 나라를 시끄럽게 했던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갑질 영상이 겹쳐진다. 또 몇 달간 검찰 조사 운운하며 시끌시끌하다 조용해지면 슬그머니 ‘무혐의’ 또는 벌금 몇 푼에 집행유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