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아 칼럼]김수현의 ‘한국의 가난’을 다시 편다
영정이 낯설었다. 37세 청년의 마지막 모습은 주민등록증 사진이었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동신병원에 마련된 철거민 박준경씨 빈소를 찾았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의 단독주택에서 10년가량 어머니와 함께 살아온 박씨는 지난 9월 살던 집에서 강제퇴거당했다. 이후 어머니와 헤어져 빈집을 전전했다. 지난달 30일 임시로 머물던 공간에서마저 쫓겨나자 거리를 헤매다 세상을 등졌다. 그는 광고전단 뒷면에 유서를 남겼다. “씻지도 먹지도 자지도 못하며 갈 곳도 없습니다. 3일간 추운 겨울을 길에서 보냈고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려워 이런 선택을 합니다. 저는 이렇게 가더라도 저희 어머니께는 임대아파트를 드려서 저와 같이 되지 않게 해주세요.” 유가족은 영정으로 쓸 만한 사진조차 찾지 못했다. 박씨 빈소에서 만난 ..
일반 칼럼
2018. 12. 1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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