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나도 ‘김용희’를 철탑에 오르게 했다
지난해 여름 무렵이었다. 점심시간 직후, 식곤증이 내려앉은 조용한 편집국에 불쑥 낯선 남성이 들어왔다. 그는 일말의 쭈뼛거림도 없이 사회부 쪽을 향해 직진해왔다. “어, 여기 막 들어오시면 안됩니다!” 출입증 없이 1층 로비를 무단으로 통과해 올라온 그를 악성 민원인이나 영업사원쯤으로 여긴 누군가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저는 해고노동자입니다. 제보를 하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 단정한 셔츠 차림에 두툼한 서류봉투를 한 손에 끼고 있던 그는 아무런 동요가 느껴지지 않는 침착한 표정으로 말했다. ‘잡상인’으로 오해를 받게 한 것이 미안해져 안쪽 회의실로 모시고 갔다. 테이블을 두고 마주 앉은 그는 서류봉투에서 주섬주섬 두꺼운 종이뭉치를 꺼냈다. 종이에는 그가 노조 설립을 시도한 순간부터 시작된 사측의 탄..
일반 칼럼
2019. 8. 1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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