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광장에서 터져 나온 지 5주가 지났다. 촛불민심은 영하의 날씨에 들이친 진눈깨비에도 꺼지기는커녕 거세지고 있다. 그만큼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 열망이 뜨겁다는 증좌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일부 정치세력들이 개헌론을 끼워 팔려고 하고 있다. 촛불민심에 편승한 곁불 쬐기다. 최근 개헌 논의 불씨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지폈다. 그는 23일 “문제 해결은 개헌이라고 생각한다. (탄핵과) 개헌도 동시에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25일 국회에서 열린 ‘현 시국과 개헌 그리고 제3지대론’ 토론회에는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의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정 전 의장과 손 전 고문은 26일 따로 만나 개헌 논의를 주고받았다. 정..
7·30 재·보궐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또 졌다. 어쩌면 ‘낡은 것은 죽어가고 있는데 새로운 것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안토니오 그람시) 딱 그 상황이다. 여기저기서 야당 ‘씹는’ 게 국민 스포츠가 됐다. 망해야 한다, 무너져야 한다는 소리가 충격요법 축에도 못 낄 지경이다. 비슷한 패배, 비슷한 대책이 반복되면서다. 그래도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이번 패배가 치명적이라는, 그 정도다. 역대 최대 의석(130석)으로 패한 선거다. 어디 그뿐인가. 소선거구제 도입 26년 만에 ‘안방’(전남 순천·곡성)까지 내줬다. 중요한 건, ‘그물코’가 빠져버렸다는 사실이다. 호남과 민주화를, 민주화와 새정치를 이어주던 제1야당의 ‘그물코’ 말이다. 앞으로 정치라는 망망대해에서 무엇을 건질 수 있을까. ‘손학규’라는 ..
7·30 재·보선 투표함이 열렸을 때 크게 실망했다. 한마디로 “이건 아닌데…”였다. 심판받아야 할 여당이 되레 승리하는 것을 받아들이기가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11 대 4로 스코어가 굳어지는 것을 보고는 마음이 편안해졌다. “차라리 잘됐다”는 거였다. 9 대 6이나 10 대 5보다는 훨씬 나은 결과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거물 손학규의 낙선이 확정됐다. 그때는 벌떡 일어나 쾌재를 불렀다. “바로 이거다!”라며. 정치평론가는 아니지만 정치평론가 뺨치는 정치적 상상력을 보여주곤 하던 친구가 내게 해준 이야기다. 야당 지지 성향 유권자의 심정을 아주 잘 대변하면서도 마지막 부분에 찍은 방점이 독특해서 귀담아들었다. 그는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의 당락을 7·30 재·보선의 최고 관전 포인트로 삼았고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