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중국은 지금 페이스북, 구글 같은 기업과 경쟁하는 기업을 키우려 노력하고 있어요. 인터넷은 국내가 아닌 전체 시장을 봐야 합니다.” 네이버 ‘총수’ 이해진 전 이사회 의장은 지난달 31일 이틀간의 국회 국정감사를 마친 뒤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회사와 내가 부족했다’는 전제를 달고 한 말이었지만, 짧은 말에는 안팎의 지적을 대하는 이 전 의장의 본심이 녹아 있는 듯했다. “지금은 해외 기업과 대결해야 하니 지적보다 힘을 실어줄 때”란 것이다. 하루 종일 네이버 검색광고 폭리부터 자사 결제서비스에 대한 특혜, 웹 생태계 파괴 문제 등을 지적한 의원들은 맥이 빠지는 상황이 됐다. 이 전 의장의 발언은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해외를 상대로 맞설 힘을 달라’고 했던 기존 재벌의 구태의연한 논리와 ..
30일과 31일 열린 국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는 ‘네이버 국감’이라고 할 정도로 네이버에 집중됐다. 국감에 삼성과 엘지 등 대기업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나섰으나 질의는 네이버에 쏠렸다. 네이버가 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될 정도로 커진 데다 뉴스조작 사건, 우월적 지위 남용, 골목상권 침해 등 현안이 적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은둔의 경영자’로 알려진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전 이사회의장(현 글로벌투자책임자)이 출석함에 따라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국감 증언대에 선 이 창업자의 답변은 시민들의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극명하게 드러낸 것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청탁을 받고 기사를 빼준 사건에 대한 대책이다. 그는 국감에서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사과드린다”고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