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저택에 널따란 정원을 가진 한 거인이 있었다. 거인이 집을 비울 때면 가난한 동네 아이들은 정원에서 뛰어놀았다. 일곱 해 동안 집을 비우고 돌아온 거인은 ‘불법침입한’ 아이들을 정원에서 내쫓았다. 아이들이 사라진 정원엔 매서운 북풍만 몰아쳤다. 어느 날, 거인의 정원에 다시 꽃이 피고 새가 날아들었다. 담벽 사이 구멍 안으로 아이들이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 거인은 그제야 알았다. 그의 정원에 봄이 오지 않은 이유를. 망치로 담장을 부수고 다시 아이들을 맞아들였다. 오스카 와일드의 ‘저만 아는 거인’이다. 지난주 두개의 담장이 한반도를 에워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냉전의 담장을 깨는 동안, 황교안 대표를 선택한 자유한국당은 냉전의 담장을 쌓아 올렸다. 북한과 미국의 ..
돌아가는 꼴이 역시 ‘도로 박근혜당’답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체제가 출범했으나, 첫 시험대인 ‘5·18 망언’ 의원들에 대한 징계부터 뭉그적대고 있다. 황교안 대표체제 이후 처음 열린 5일 의원총회에서 이종명 의원의 제명 안건은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당 윤리위에서 제명 결정이 난 이 의원에 대해서는 의총의 표결 절차가 필요하다. 이날 의총에서 이 의원의 제명 의결이 진행되지 않음으로써 전당대회 이후로 유예된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도 마냥 지연될 판이다. 황교안 지도부가 5·18 망언 의원들에 대한 징계 의지가 없는 것은 물론 ‘통합’을 빌미로 징계 자체를 유야무야하려는 작태다.실제 황 대표는 지난 4일 민주평화당 예방 당시 5·18 망언 관련자 징계를 요구받고 “과거에 붙들리지 말고 미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