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가의 고용률은 그 나라에서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과 정신노동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서로의 땀방울을 존중하며 연대의 환희를 나눌 수 있는지 말해주지 못한다. 한 국가의 1인당 국민소득 수준은, 그 나라의 이주자, 장애인 그리고 성소수자들이 얼마나 혐오와 폭력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서로가 자유롭게 친구가 될 수 있는지 말해주지 못한다. 한 국가의 국민총생산은, 노인과 젊은이가, 병든 사람과 건강한 사람이, 그리고 서로가 평등한 여성과 남성이 한데 어울려 얼마나 신비롭고 장대한 직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결코 말해주지 못한다. 한 국가의 부의 수준은, 무엇보다 그 나라의 산과 들이 얼마나 아름답고 푸르며, 어린이들은 그 위를 얼마나 마음껏 뛰놀 수 있는지 하나도 말해주지 못한다. 한국은 경제수준을 세계 10..
폭염의 여름, 피서를 한다고 바다로 산으로 다녔지만 오가는 길에 이 여름이 얼마나 지독한지 절감했을 뿐 전혀 더위를 피하지 못했다. 돌이켜보니 정작 잠깐 더위를 잊었던 때는 드라마 을 몰아보았던 지난 며칠이 유일했던 듯하다. 출처: tvN 내가 이 드라마에 열광했던 것은 이런 이유에서이다. 첫째, 리얼리티이다. 은 부정부패로 넘쳐나는 우리의 현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손쉽게 ‘영웅’을 내세워 정의를 바로잡는, 사이다 같은 판타지를 제공하지 않는다. 불의와 정의가 뒤섞여있고, 범죄자와 의인이 하나이고 살인자가 피해자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이 드라마에서 서사는 뫼비우스 띠와 같은 기이한 곡면을 따라 롤러코스터를 탄다. 줄거리는 정계, 재계, 검경 가릴 것 없이 뇌물을 주고 로비했던 사업가가 살해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