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의 2018년 실적이 발표됐다. 한전은 2018년 연결기준 영업적자가 2080억원으로 6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한전에 따르면 영업적자를 기록한 주요 원인은 지난해 국제 연료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고, 설비 신증설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원전 정비일수 증가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국내 최대의 에너지 공기업인 한전의 실적 부진에 대해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한전의 실적 부진이 계속된다면,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요금의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전의 적자 원인을 정부의 에너지전환, 탈원전 정책 탓으로 돌리는 일각의 해석에 대해서는 조금 더 따져봐야 한다. 에너지전환은 향후 60여년에 걸쳐 원전과 석탄발전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1일 원자력계 신년인사회에서 “오래된 원자력과 화력을 중단하고 (건설을 백지화한) 신한울 원전 3·4호기와 스와프(교환)하는 방안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송 의원이 이들 두 원전의 건설 재개를 언급하자마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야당들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문제가 드러났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급기야 청와대가 14일 “원전 문제는 사회적 공론화위의 논의를 거쳐서 정리가 됐다. 추가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재앙이라고까지 비판해온 보수야당들이 공세를 펼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 문제로 또 얼마나 사회적 혼란이 벌어질지 걱정이 앞선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폐기는 2017년 ..
최근 들어 탈원전 비판 기사와 칼럼, 사설이 부쩍 많이 쏟아졌다. 기록적 폭염이 연일 지속되면서 냉방전력 수요가 늘자 전력 수급 불안을 우려하며 이런 상황을 탈원전정책 탓으로 돌렸다. 탈원전하겠다면서 결국 전력공급이 긴박하게 필요한 순간에 원전에 기대는 건 자가당착으로, 탈원전을 재고하란다. 기사 제목을 보자: 등 나열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다. 결국 전력수요가 늘어나니 여유 있게 전력을 공급하려면 탈원전을 포기해야 한다는 거다. 이런 보도, 참으로 무책임하다. 탈원전이 왜 국정과제가 되었는지, 탈원전을 가져온 문제상황이 제대로 해소되었는지, 아무런 언급이 없다. 이런 비판과 달리 국민 여론은 탈원전에 호의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6월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84.6%가 탈원전·탈석탄 에너지전환정책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놓고 찬반논쟁이 뜨겁다. 탈원전에 반대하는 학자들은 시민 배심원단이 신고리 5·6호기의 건설 중단을 결정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을 비전문가들이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맞는 말일까? 우리 시대의 과학은 높은 권위를 가지고 있다. 과학은 중세 이후 온갖 그릇된 믿음을 격파해오며, 종교가 차지하는 위상에 버금가는 위치에 올랐다. 왕이 스스로 신으로부터 받았다고 하는 왕의 권리는 과학적 사실 앞에 상처를 입었다. 우리가 과학적이라고 말할 때, 이는 믿을 만하다, 신뢰할 만하다고 해석된다. 과학의 위상은 올라갔지만 사회는 과학적으로 굴러가지 않고, 인간도 과학적으로 살지 않는다. 이는 과학이 가치에 대해 말하지 않고 말할 수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과학은 어떤 사실이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