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서 사람을 만나다]부모와 자식, 두 개의 세상
그는 한국전쟁 때 혈혈단신 남으로 내려와 피붙이 한 명 없는 땅에서 팔십 평생을 꿋꿋하게 살아왔다. 결혼하고 나서 세운 공장이 꽤 잘 되어서 자식들 남부러울 것 없이 먹이고 입혔다. 부인은 다락방에 네 딸 결혼시킬 때 싸줄 그릇이며 냄비를 착실하게 모았다. 혼자 부초처럼 떠돌던 젊은 시절을 생각하면 출세한 거였다. 그래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다. 하지만 암에 걸린 부인은 다락방에 차곡차곡 쌓아 놓은 그릇과 결혼하지 않은 딸들을 남겨놓은 채 세상을 떴다. 그는 아무런 꿈 없이 공장과 집을 오갔다. 그는 변하지 않는데, 하던 일도 그대로인데 세상은 빠르게 변했다. 머리 굵은 자식들은 그가 말만 꺼내면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라고 퉁바리를 줬다. 그의 세상과 아이들의 세상이 다른 것 같았다. 아이들이 뭐라..
=====지난 칼럼=====/그곳에서 사람을 만나다
2018. 1. 1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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