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탄이 숭숭 뚫린 몸을 끌고 판문점을 넘은 인민군 청년을 생각한다. 이름은 오청성, 올해 스물다섯. 반대였다면 이쪽에서도 국군 청년의 등을 향해 총을 쏘아댔겠지. 사이가 좋지 않은 나라 국경에선 가끔가다 일어나는 일. 하지만 이번 사건처럼 전 세계에 방송을 타지는 않을 것이다. “국경은 없어요. 너의 나라 나의 나라….” 이매진 노래는 그래서 제목조차 ‘상상’일 뿐인가. 유재영의 소설 에도 비슷한 추격전이 나온다. 러시아 벌목공 탈북자 기라는 청년과 율이라는 청년. 벌목공으로 팔려나간 친구들은 하바롭스크의 폭설과 벌목 현장의 위험을 견디며 살아간다. “남한은 안전하오?” 대답 없는 질문. “늑대의 늪을 가로지를 거요. 같이 갑시다.” 감자를 입에 녹여 먹으면서 아무르강 유역을 걸어 탈출한다. 굶주린 검은..
일반 칼럼/임의진의 시골편지
2017. 12. 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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