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막 졸업하고 처음 취직한 광고회사에 다닐 때의 일이다. 거래처 사장과 앞으로의 제작 일정에 대해 상의하고 있었다. 일정 중 설 명절이 있어서 기한 내 제작의 어려움을 설명하는데 눈앞으로 갑자기 커피 잔이 날아왔다. 내 기억으로 피하지 않았거나 피하지 못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손목을 꺾었는지 잔은 내 등 뒤로 날아가 산산이 깨졌다. 당황한 나에게 그는 핑계처럼 “네 눈빛이 마음에 들지 않아”라고 했다. 중·고등학생 시절 다소 반항적인 인간이었던 탓일까. 어려서부터 누나에게 “너 눈 좀 그렇게 뜨지마”라는 지청구를 듣긴 했었다. 커피 잔이 영화 속 슬로모션으로 내 옆을 스쳐지나간 뒤, 나는 사장을 탓하는 마음에 앞서 ‘내 눈빛이 그렇게 안 좋은가?’란 생각을 했었다. 그것이 과연 내 몹쓸 눈빛 탓이..
지난 28일 방영된 SBS (이하 )는 성범죄동영상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에도 해당 영상이 사라지기는커녕 ‘유작(遺作)’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는 충격적인 실태를 고발했다. 피해자는 전문업체에 돈을 주고 삭제를 의뢰했지만 동영상이 사라지지 않자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영상은 피해자가 숨진 뒤에도 웹하드 사이트에서 100~150원에 거래돼 왔다고 한다. 경악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은 성범죄동영상을 전문적으로 올리는 이른바 헤비업로더와 웹하드사이트 운영업체 간의 범죄적 공생관계를 파헤쳤다. 웹하드 업체들은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성범죄동영상 업로더들을 경찰의 단속이 미치지 않도록 감싸왔다고 한다. 경찰이 업로더의 신원정보를 요청하면 업체들은 외국인 명의의 가짜정보를 보내 조사를 막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