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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시려워 꽁, 발이 시려워 꽁”으로 시작하는 노랫말이 무척 정겨운 동요가 있다. 하지만 귀에 익은 노랫말과 달리 사람의 손과 발은 절대 ‘시려울’ 수가 없다. ‘시려워’ 꼴의 글자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시려워’라는 말을 쓰려면, 그 말의 기본형이 ‘시렵다’가 돼야 한다. 낱말의 기본형에 반드시 ‘ㅂ’ 받침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가렵다’가 ‘가려워’가 되고, ‘반갑다’가 ‘반가워’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추위를 느낄 정도로 차다”를 뜻하는 말은 ‘시렵다’가 아니라 ‘시리다’다. 애인이 없는 사람들이 ‘옆구리가 시리다’라고 할 때 쓰는 그 ‘시리다’가 기본형이다. 이 ‘시리다’를 활용하면 ‘시려워’가 아니라 ‘시려’가 된다. “날콩이나 물고기 따위에서 나는 냄새”를 가리키는 말인 ‘비리다’를 “생선이 비려워”로 쓸 수 없듯이 ‘시리다’도 ‘시려워’로는 못 쓴다.

추위와 관련해 잘못 쓰는 말에는 ‘오돌오돌’도 있다. ‘오돌오돌’은 “작고 여린 뼈나 말린 날밤처럼 깨물기에 조금 단단한 상태”를 뜻한다. “춥거나 무서워서 몸을 잇달아 심하게 떠는 모양”을 뜻하는 말은 ‘오들오들’이다.

<엄민용 스포츠산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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