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가 발발했을 때 반드시 따라야 할 원칙이 있다. 방역은 정치적 신념이 아니라 과학적 지식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까지 정쟁의 소재로 삼을 경우 국가의 방역정책이 정당의 탐욕이나 대중의 공포로 인해 정치적으로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우리 사회에는 국민의 생명이 달린 사안을 자신들의 정치적 어젠다를 확산할 기회로 여기는 여러 세력이 존재한다. 거기에는 여야의 구별이 없어 보인다.이런 사태가 벌어지면 수습의 책임을 진 정부 측에서는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평가절하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쉽다. 예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경고의 목소리를 묵살하기 위해 코로나바이러스를 철마다 찾아오는 인플루엔자와 동일시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대규모 감염사태가 터지기 직전에 “머잖아 코로나는 종식될 것”..
“좀비들 틈에 사는 것 같아요.” 지인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그는 요즘 지인을 만날 때마다 덜컥 겁부터 난단다. 과거에 멀쩡했던 사람들이 ‘조국’에 관해 뭔가 부정적인 얘기라도 하면 대화 중 갑자기 괴물로 돌변해 공격해오는 일을 몇 차례 겪었기 때문이다. 좀 전까지 다정히 대화를 나누던 친구나 동료가 바로 눈앞에서 좀비로 돌변하는 상황. 이게 어디 그만의 일이겠는가? 요즘 그와 비슷하게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게다. 요즘 이 사회에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다. 이야기가 ‘조국’과 그의 가족에 이르면 성한 정신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가끔 제정신 가진 이를 만나면, 마치 영화 속에서 좀비에 쫓기던 주인공이 용케 살아남은 다른 인간 생존자들을 만난 것처럼 반갑다. 그 반가움은 거의 생물학적인 것이어서, 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