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방위비 분담 압박은 미국이 이제 더 이상 혈맹이나 우방이 아닌 부자가 빈자의 고혈을 짜내는 약육강식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한·미국방장관회의에서 다뤄질 예상 내용으로 방위비 분담금 외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사드)가 뜨거운 논란거리로 등장했다. 발사대의 추가·전진배치에 관한 논란으로 부상했다.

지난 화요일 경향신문 기사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대한 정부대응 신뢰도가 59%란다. 2016년과 2017년 OECD 발표 우리나라 정부신뢰도가 24%였으니 지금 국민이 정부에 보내는 지지는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당시 정부가 발표하는 말은 믿지 않는 것이 당연시되던 때였다. 사드기지 논란이 극에 달한 시점도 이 정부 불신 시기이다.

당시 사드와는 전혀 무관해 보이는 이상한 사건이 발생했다. 성주와 접한 김천 수도산에서 지리산에 방사한 곰인지, 탈출한 사육곰인지, 야생곰인지 알 수 없는 반달가슴곰이 발견된 것이다. 급히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사업팀의 전문가들이 출동해 포획했는데, 잘 모르겠단다. 양쪽 귓불에 커다랗게 매단 추적기가 떨어졌다면 당연히 크게 흔적이 있었을 텐데 왜 몰랐을까? 베테랑이 이런 기본적인 확인을 하지 않았다고? 의문이 시작된다. 작년 11월 이곳과 가까운 덕유산에서 또 다른 반달곰이 포착되었다. 이때는 환경부가 영상만 보고도 귀발신기 흔적이 없는 야생곰이라 발표했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포획해서 눈으로 확인해도 모르는 것을 흐릿한 무인카메라 촬영결과로 확인된다? 의문은 더해진다.

빠르게 유전자검사가 이어졌고, 정부는 방사 후 한 번도 지리산 남부를 떠난 적이 없던 KM-53이 직선거리 80㎞에 달하는 거리를 이동했다고 발표했다. 이 비상식적 발표를 믿어야 할까? 24% 신뢰도의 정부 발표를?

곰의 이동은 주로 짝짓기, 동면, 먹이활동을 위한 것이며, 단연 짝짓기 이동이 대부분이라 한다. KM-53은 왜 그 먼 곳으로 갔을까? 곰은 일반적으로 6세 정도가 돼야 짝짓기를 하니 나이를 봐서 배제해도 된다. 동면을 위해 이동했다면? 이미 겨울을 훨씬 지난 시점이니 돌아왔어야 마땅하고 굳이 한겨울에 따뜻한 남쪽 저지대를 두고 험준한 북쪽 산을 넘어갔다는 가정은 성립되지 않는다. 후각이 발달한 곰이 먹이를 찾아 수㎞를 이동하는 것은 보고되고 있는데 역시 환경여건상 수도산으로 이동했다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 물론 이 또한 다시 돌아왔어야 맞다. 동물의 이동 자체가 본능이니 이유없는 이동도 있을 수 있지만 이러한 이동은 거의 보고된 바 없다.

서식지라고 한 지리산 남쪽에 풀어놓은 KM-53은 견딜 수 없었는지 빠르게 수도산으로 이동했다가 잡히기를 반복한다. 왜? 동물의 귀소본능이라면 쉽게 설명이 가능하지 않을까? 원래 수도산에 살던 아이였다면 말이다. 그런데 아무리 불신정부라 하더라도 수도산에 사는 곰을 굳이 지리산곰이라 발표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짝짓기를 할 나이인 KM-53이 작년 6월 김천 금오산에서 발견되었다. 수도산과 금오산이 연결되는 한가운데에 사드기지가 있다. 당시도 지금도 논란의 핵심 중 하나는 환경영향평가이다. 혹여 있을지 모를 ‘멸종위기종 서식처’ 논란을 원천 차단하려 했다면 모든 의문이 풀린다.

<홍석환 부산대 교수·조경학>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