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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팅게일’ ‘백의의 천사’로 불리며 환자의 생명을 돌보는 간호사가 언제부터 ‘섹시’ ‘저임금’의 아이콘이 됐을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지난달 31일 핼러윈데이 파티를 홍보하는 게시물에서 ‘간호사 복장을 하면 할인’ ‘섹시한 간호사 환영’ 등의 홍보 게시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게시글에는 노출이 심하게 변형된 간호사 복장의 여성들 사진이 함께 올라왔다. 누리꾼 ‘@dw****’는 “간호사나 선생님, 승무원 등 실제 있는 직업군을 대상화하는 옷차림은 자제해 달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자신을 간호사라고 밝힌 ‘@ti****’는 “가슴골이나 엉덩이가 다 보이는 옷을 입고 일하는 간호사가 세상에 어디 있냐”며 “일반 직장에서도 그런 옷 입고 출근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간호사에 대한 비뚤어진 인식과 차별은 병원 내에서부터 시작된다. 지난 10일 한 종합병원의 재단 체육대회에 간호사들이 동원돼 짧은 옷을 입고 선정적 춤을 추도록 요구받았다는 보도가 나오자 SNS는 비판여론으로 들끓었다. ‘@qw****’는 “간호사를 성적 대상으로만 희화화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병원에서 치열하게 환자를 치료하는 간호사들은 일할 의욕마저 사라진다”고 토로했다.

턱없이 적은 임금 문제도 제기됐다. 서울대병원 간호사 최원영씨는 지난달 22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새벽부터 밤까지 종일 일하고 받은 ‘첫 월급’이 31만원이었다고 고백했다. 수많은 간호사들이 3~4시간씩 초과근로를 해도 수당이라는 걸 받아 본 적이 없었다고도 말했다.

‘@ru****’는 “간호사도 의사만큼 힘들다”며 “그에 맞는 대우를 해줘야지 병원과 의사만 배불려서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간호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다. ‘@dw****’는 “최근에는 간호사가 민폐 캐릭터로 나오는 드라마도 있었는데 간호사에 대해 갖는 사회적 편견이 씁쓸했다”고 밝혔다. 아내가 종합병원 간호사라고 밝힌 ‘@sw****’는 “남성 간호사도 늘고 있는 시대에 간호사를 여성이 아닌 의료인으로 존중해줬으면 좋겠다”고 글을 남겼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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