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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한마디 건넸다가 ‘여혐한남’(여성을 혐오하는 한국 남성)-잠재적 범죄자가 되었다.”

지난 24일 트위터는 배우 유아인으로 인해 뜨겁게 달궈졌다. 이는 일주일 전, 트위터에서 자신을 “냉장고 속 애호박”으로 비유한 한 사람을 유아인이 ‘저격’한 것에서 시작됐다. 이에 문제제기를 하는 이들에게 유아인이 ‘메갈짓’ 등의 단어로 일일이 대응하면서 사안은 일파만파 커져갔다. 그는 이것이 “내가 너희를 하나의 ‘인격’으로 존중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많은 이들이 유아인 발언의 ‘폭력성’을 지적했다. 아무리 화가 났더라도 수만명의 팔로어를 지닌 ‘공인’이 특정인을 인신공격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한 트위터리안(@ot****)은 “처음 본 타인에게 반말, 폭력을 언급한 것은 분명히 잘못이었고 이에 사과 한마디면 됐을 텐데 논란을 일으킨 것은 본인”이라고 말했다.

‘유아인이 무슨 말을 했는가’보다도, 공인의 성별에 따라 그의 행동이 대중에게 받아들여지는 방식에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었다. 영화평론가 박우성은 트위터 글에서 “하연수는 사과할 필요 없는 일에 사과했지만 비난받았고, 김윤석은 사과해야 할 일에 사과했음에도 극찬받는다. 유아인은 이런 기울기를 잘 안다(…) 그는 지극히 평범하며, 그래서 폭력적”이라고 말했다. 배우 하연수는 지난해 자신의 SNS에 올린 미술 작품의 이름을 묻는 한 이용자에게 ‘까칠한’ 댓글을 달았다는 이유로 자필 사과문까지 올렸다. 김윤석은 영화 시사회에서 여성 출연자들을 대상으로 성희롱성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유아인 논란은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도 반나절 이상 올랐다. 이후 나온 관련 기사들의 논조도 문제라는 비판이 나왔다. 여성 연예인들이 문제적 행동, 발언을 했을 때와는 다르다는 지적이다. 기사엔 유아인을 옹호하는 댓글들이 잇따랐다. “기사들이 ‘악플러와 설전을 벌이며 일침을 가한 당당한 청년’으로 미화하는데, (여성 연예인 때와) 온도차가 끔찍하다”(@an****)는 트윗은 7000건 이상 ‘리트윗’되며 호응을 얻었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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