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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현 | 에너지경제硏 부연구위원
지난해 9월 늦더위 폭염 때 전력수요 급증으로 초유의 정전사태를 겪은 악몽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지난주 한때 예비전력이 316만㎾로 내려가 전력예비율이 4.9%까지 떨어졌다. 문제는 하절기다. 대부분 기간 동안 예비전력이 400만㎾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8월 3~4주간은 150만㎾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는 최근 시민단체와 함께 전력 수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절전캠페인 추진협의회를 발족했다. 정부는 또 6월14~21일을 국민발전소 건설주간으로 선포하고 4대 실천요령과 핵심정책을 발표했다. 국민발전소란 국민들의 절전이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갖는다는 의미다. 4대 실천요령은 전력 피크시간대인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전기절약, 냉방온도 26도 이상 유지, 휘들옷(간편 복장) 착용, 대기전력 차단 등이다.
하지만 당국이 아무리 절전 캠페인을 열심히 해도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절전하려는 마음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에너지절약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블랙아웃의 유일한 해결사이다.
정부청사,에너지절약 캠페인 ㅣ 출처:경향DB
순간전력 수요가 피크에 오를 때 전력 예비율을 충분히 유지하려면 발전소를 지어 공급을 늘리면 된다. 하지만 발전소를 건설하는 데는 너무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단기간에 에너지 낭비를 막고 효율을 높이는 방법은 절약밖에 없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에너지 공급확대가 아니라 ‘에너지 절약’이다. 에너지의 97%를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에너지 절약 성패가 경제성장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몇 년간 유가 급등으로 국내 물가인상 압력이 위험수위를 넘었고, 에너지수입이 늘어나면서 경상수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절약을 위해서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주변에 전기가 낭비되는 곳은 없는지 살펴보고 실내온도를 적정하게 맞추기, 컴퓨터 전원끄기, 빈방 불끄기 등을 통해 새는 전기를 줄이는 것이 에너지절약의 첫걸음이다.
전기를 마음껏 쓰기 위해 대규모 화력발전소나 원전을 짓겠는다는 생각은 시대착오적이다. 이제는 에너지절약 및 효율 향상이 생존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의 확고한 에너지절약 정책 의지와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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