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돌아보기] ADHD 학생 지원이 절실하다

과활동성 주의력 결핍장애(ADHD)는 산만함, 과잉행동, 충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최근 모 TV프로그램을 통해 ADHD를 가진 아이들의 행동문제와 부모들의 고통, 학교 친구들과 교사들이 겪는 어려움이 사회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좋은교사운동’이라는 단체가 지난해 12월에 교사 2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만나는 정서행동위기학생 중 가장 많은 위기학생 유형은 ADHD 증상(79.6%)이라고 한다.

필자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공하는 보건의료빅데이터 개방시스템 자료를 살펴본 결과 지난해 ADHD환자 중 5~19세 소아청소년 환자는 7만1469명으로 2020년 6만299명 대비 18.5%가 증가했다. 2017년 4만9501명과 비교하면 44.4%가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남녀 비율은 남자 5만6240명, 여자 1만5229명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3.7배가 많다.

행정안전부가 제공하는 주민등록 인구통계에서 5~19세 연령의 인구와 비교해 보면 5~19세 인구의 1.03%가 ADHD환자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2016년 세계보건기구 발표에 따르면 소아청소년 ADHD의 유병률은 5~7%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의하면 3~17세 부모들을 대상으로 2016~2019년에 조사한 결과 9.8%의 ADHD 유병률을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ADHD소아청소년 환자 비율과 국제 통계를 비교해 보면 4~8%의 ADHD소아청소년들이 전문적인 의학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학교에서 ADHD소아청소년들의 부적응 행동이 나타나고 있다. 좋은교사운동의 조사에 따르면 신체적 공격, 언어적 공격(욕설, 폭언), 교실이탈 순으로 부적응 행동이 있다.

같은 조사에서 교사들이 겪는 어려움 중 문제행동에 대한 지도 방법의 부재가 높은 순위로 나타났다. 대부분 교사들은 교사양성기관에서 ADHD와 같은 정서행동위기학생에 대한 전문적인 지도 방법을 배운 적이 없다. 최근 ADHD와 같은 정서행동위기학생에 대한 적절한 교육 방법으로 ‘긍정적 행동지원 프로세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긍정적 행동지원 프로세스’는 이미 특수교육을 중심으로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경우 자녀들이 특수교육 대상자로 선정되는 것을 기피한다. ADHD와 같은 정서행동위기학생은 지적으로는 어려움이 없을 경우 특수교육 대상자가 될 수도 없다.

일반 학급에서 ADHD학생들을 적절히 지원할 수 없는 교사들에게 정서지원 전문교사들이 배치되어야 한다. 정서지원 전문교사들이 ADHD학생에게 개별적으로 행동지원과 사회성 증진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많은 교실에서 ADHD학생과 적절한 지원 방법을 모르는 교사가 고립되어 감정의 골만 깊어지고 이로 인해 학급의 수업결손이 발생하고 있다.

내년에 초등학생 학령기 인구는 약 10만명 줄어든다. 이후 평균 13만명의 학생이 9년 동안 줄어들어 초등학생 수는 지금의 절반이 된다.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도 3~4년 후면 과원교사가 발생할 것이다. 

미리 ‘정서지원 전문교사’를 양성하고 과원교사가 생기는 시기가 왔을 때 이들을 학급에 전문교사로 발령내는 것은 ADHD로 고통받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교육부는 먼저 학교 현장의 ADHD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을 진단하기 위한 정밀한 현장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긍정적 행동지원 프로세스’도 일반 학급에서 실험군과 비교군의 비교연구를 통해 검증이 필요하다. ADHD학생들에게 교사가 교육적 지도가 가능하도록 법령상의 제도를 정비하고 보완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ADHD학생들과 학생들이나 교사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질 때 저지하는 과정에서 교사들이 아동학대로 신고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교사들이 ADHD학생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두려워하는 것이 현실이다. 

가야 할 길이 멀고 해야 할 일이 급하다. 새로 임명될 교육부 장관이 가장 먼저 ADHD학생을 지원하는 계획을 세우길 간절히 바란다.

<홍인기 교육정책 비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