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향후 우리 군의 전력 건설은 어떤 방향이어야 하는가? 북한발 현존 위협과 불확실한 역내 안보상황을 감안한 소요를 내고 이에 따른 ‘자위력’ 강화가 전력 건설의 중심축이어야 한다. 우선적으로 120만 대군의 재래식 전력과 핵무력 중심의 대량살상무기(WMD)를 갖춘 북한군의 남침 야욕을 평시부터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전비태세가 요구된다. 유사시 선제적으로 적을 제압할 압도적인 전장 지배능력이 3축체계(Kill Chain, KAMD, KMPR) 중심으로 구축되어야 하는 이유다.
구체적으로 작전영역 광역화에 부합한 전력이 우선적 고려 대상이다. 위협 수준과 재정적·기술적 여건을 고려한 무기체계 소요를 확정하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수중·해상 전력의 경우 지상군의 기계화군단 및 공군 공격편대군의 치명적 공격력 배비와 함께 중잠수함 및 경항모단 전력화가 차질 없이 집행되어야 할 때다. 나아가 최상의 국방태세는 공동의 가치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힘을 보태줄 수 있는 국가와 협력해 방위력을 키우는 것이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경험을 봐도 알 수 있다. 우리 스스로 동맹국이 필요로 하는 전략적 가치를 높여 나가야 함을 일깨운다. 군사적으로 경항모가 그러한 기능을 맡게 되는데 기동성을 바탕으로 기습진입하는 한국형 항모전투단은 ‘신속대응전력’ 및 전략자산으로서 현 한·미 연합작전 능력을 진일보시킬 전력이다. 기동성과 작전수행 유연성을 갖춰 해상으로부터 항공력을 투사할 수 있는 경항모는 단독 또는 연합전력으로서 적의 핵심 표적을 통제할 결정적 자산이 될 것이다.
최근 핵·탄도미사일의 고도화 및 전방 포병부대 전술핵 작전개념 과시 등 날로 증대하는 북한 위협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방위사업청과 공군이 F-35A 조기 추가 도입에 나선 것은 바람직한 정책 선택이다. 이와 관련, F-35A 도입을 경항모와의 ‘제로섬’ 게임식으로 보는 것은 단견임을 지적하고자 한다.
전장의 광역화 추세를 고려하면 경항모는 타격 전력의 승수효과 배가 차원에서 F-35A 추가 도입과 같이 가야 할 전력임이 명백하다. 전략공군력·전략미사일과 함께 항모전투단은 다층 미사일 방어 및 방공작전, 대잠수함 작전을 수행할 해상 기반 3축체계의 핵심 전력이자 대북·대주변국 억제력으로 한·미 군사동맹의 핵심 플랫폼이다.
한편 F-35B는 비싸고 작전반경과 무장 능력이 낮다는 지적이 있는데 함재기 고유의 작전수행 능력을 감안하면 평가는 크게 달라진다. F-35B의 작전반경이 F-35A에 비해 다소 짧지만 함재기는 작전지역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F-35B는 보다 더 멀리서 예방적·선제적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모함에서의 재급유 및 재무장에 따른 ‘소티(출격 횟수)’의 획기적 증대로 전략적·전술적 이점도 크다. F-35B의 출격 횟수가 F-35A의 150% 수준으로 종합 전투역량이 우세하다는 미국 의회 보고서(F-35 Joint Strike Fighter Program, 2020·5·27)도 공개되었다. 생존성이 관련 지상기지 격납고 전투기에 비해 유리하고, 유사시에는 최첨단 통합전투시스템을 갖춘 한·미 연합군 호위전력과 작전을 하게 되어 생존성과 전력투사력 또한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