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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칼럼

[여적]폭주하는 금리

opinionX 2022. 7. 15. 10:02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에 대해 설명한 뒤 질문을 받고 있다. 한은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사상 처음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을 밟았다. 연합뉴스

 

미국도 고물가 상황이 심각하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9.1% 올랐다. 지난 5월 CPI 상승률이 8.6%로 41년 만에 최고치였는데 한 달 만에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예상하지 못한 통계였던 모양이다. 백악관이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높다”며 지난 한 달간 하락한 휘발유 가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 못지않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머쓱해졌다. 이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한국은행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 총재는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흐름이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당분간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모호한 화법을 주로 구사하는 중앙은행 수장의 발언치고는 매우 확실한 메시지였다. 이 총재는 “시장에서 연말에 기준금리가 2.75~3.00%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는 것은 당연하고 합리적”이라고까지 했다. 올해 남은 세 차례의 금통위에서 0.25%포인트씩 ‘베이비스텝’으로 금리를 올려 연말 기준금리를 3%로 가져가겠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이 총재 발언은 하루도 못 가 약발이 떨어지게 생겼다. 13일 밤(한국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9.1%의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로 연방준비제도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이언트스텝으로 부족해 1%포인트를 올리는 ‘그레이트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2.25%, 미국은 1.75%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한국은 그 이상을 올려야 한다. 한국 금리가 미국보다 낮으면 해외자본이 급격하게 빠져나갈 우려가 있다. 그렇잖아도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섰고, 3개월 연속 외환보유액이 줄고 있다. ‘영끌’해서 아파트를 산 사람이나 빚이 많은 서민들은 ‘빅스텝’만으로도 아찔한데 듣도보도 못한 ‘자이언트스텝’과 ‘그레이트스텝’까지 나오고 있으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오창민 논설위원


 

오피니언 | 여적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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