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서거석 교육감으로부터 폭행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다. 서 교육감이 경찰 조사를 받고, 거짓말탐지기까지 들이대야 할 만큼 수사는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하지만 그 중심에 서 있는 이 교수의 행적을 보면 ‘표리부동’ 그 자체다.
이 교수는 지난 6월 전북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자신이 서 교육감으로부터 2회에 걸쳐 폭행당했다고 천호성 후보와 통화에서 털어놨다. 서 교육감의 경쟁상대였던 천후보에게 9년전 일을 소환해 환기시킨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뒤져 있던 천후보에게는 호재였다. 그런 빌미를 이 교수가 제공했다. 폭행정황은 구체적이었다. 어디서, 어떻게 맞았는지를 설명해 줬다. 이런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3일 뒤 입장을 바꿨다. ‘언론보도는 사실무근’이라는 요지의 쪽지를 서 교육감측에 건넸다. 이후 교육감 선거는 정책선거가 실종되고 폭행을 둘러싼 진실공방으로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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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진영의 고소·고발로 경찰 수사가 진행되자 이 교수는 또 말을 바꿨다. 경찰서에 출두해 이번엔 ‘폭행 당한 것이 맞다’고 진술을 한 것이다. 경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이 교수 당일 진료기록을 확보한 것이 배경인지는 분명치 않다.
이후 갑자기 자청한 것이 이날 기자회견이었다. 기자들의 전화를 일체 받지 않는 그였다. 기자들은 수많은 질문을 준비했다. 가장 궁금한 것은 2013년 만성회관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실체를 듣는 것이었다. 당시 정황을 알면 그것이 폭행인지, 단순한 부딪힘인지 판명될 일 이었기 때문이다.
이 교수가 왜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남는다. 결과적으로 기존 입장을 다시 번복해, 벼랑끝에 몰린 서 교육감을 구해내는 역할을 자처한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그는 다음달 26일 치러질 제19대 전북대 총장 선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의 ‘표리부동’은 눈앞에 다가온 총장 선거와 무관치 않다는게 대체적 시각이다.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