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이주영 정치부 기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대선 후보등록일(11월25~26일) 이전까지 단일후보를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두 후보는 단일화 추진에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새 정치와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의 뜻만 보고 가며, 국민의 공감과 동의를 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안갯속이던 단일화 논의가 ‘국민 우선 정신’을 바탕으로 시작됐다는 점에서 일단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런데 논의 출발선상에 선 시점에서, 두 후보가 그토록 강조하는 국민에 대한 예의와 도리를 조금 더 생각해봤으면 한다. 양측의 합의대로라면 국민들은 앞으로 3주도 남지 않은 시간 동안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진행될 단일화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또 단일후보가 결정된 후 대통령 선거일까진 한 달도 남지 않게 된다. 사퇴한 후보를 지지했던 국민들 입장에선 단일후보를 충분히 지켜보고 지지 여부를 결정하기에 너무 짧은 시간이다. 제대로 검증해볼 시간도 주지 않고 무조건 지지해달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낡은 정치 행태임을 부인하기 힘들다. “병아리 부화하는 데도 3주가 걸리는데 단일화가 병아리 낳는 것보다도 못하느냐”(새누리당 이정현 공보단장)는 비아냥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경향신문DB)
두 후보는 이르면 나흘 뒤 ‘새 정치 공동선언문’을 내놓을 예정이다. 여기에는 정당 혁신의 내용과 정권교체를 위한 연대의 방향이 들어간다고 한다. 두 후보가 진정 국민을 존중한다면 공동선언문에 제대로 된 후보 검증과 공약 제시에 대한 제도 개선안을 담아야 한다.
차기 대선 때부터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하든지, 아니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제안했듯이 선거일 몇 개월 전까지는 대통령 후보를 확정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감동있는 단일화를 연출하려고 애쓸 게 아니라 대선 때마다 되풀이되는 비합리적인 단일화 과정을 더 이상 안 봐도 되도록 해주는 것이 국민에 대한 진정한 도리가 아닐까.
'정치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리공담]마음의 정치, 희망의 정치학 (0) | 2012.11.08 |
---|---|
[사설]투표시간 연장 관철로 단일화 명분 입증해야 (0) | 2012.11.07 |
[경향논단]누가 변화를 상징하는가 (0) | 2012.11.06 |
[사설]대북정책, 정치권의 이분법 탈피를 기대한다 (0) | 2012.11.06 |
[사설]문재인·안철수, 이제 ‘단일화’ 대의만 보고 가라 (0) | 2012.11.06 |